부산 등산로 살인사건 열흘째 미궁…혈흔 형태 분석 용의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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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흔 크기·모양·위치에 따라 당시 상황 추정부산 등산로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가운데 경찰이 혈흔 형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지난 3일 사건 발생…아직 용의자 특정 못해
부산 서부경찰서는 경찰청 과학수사과로부터 이 사건 관련 혈흔 형태 분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13일 밝혔다. 혈흔 형태 분석은 범행 도구 및 용의자의 이동 반경, 범행 당시 동작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과학수사기법이다. 혈흔은 인체에서 나올 때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흔적을 남긴다. 이때 혈흔의 크기, 모양, 위치에 따라 피해자와 용의자의 당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부산 서구 등산로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몸에는 여러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께 집을 나섰다가 한 시간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등산로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은 사건 발행 열흘이 되도록 용의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 등에 CCTV가 없어 용의자 특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혈흔 형태 분석 기법을 활용해 당시 상황을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건 해결의 기대감이 커진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범행 장소가 실내가 아니라 등산로였다는 점에서 혈흔 형태 분석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경찰은 수사상 보안을 이유로 일주일 넘게 사건 발생 사실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