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의 파손 뒤 허위제보…2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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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서 더 무거운 형 받아현대자동차 관련 허위 사실을 자동차 전문 유튜브채널에 제보한 A씨가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현대차, 보도 유튜브채널 손배소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1부(재판장 이우철 부장판사)는 지난 1일 현대차와 협력업체 덕양산업이 고소한 전 협력업체 소속 파견근로자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원심(징역 1년4개월)보다 형량을 높인 것이다.재판부는 “A씨는 고의로 차량 도어트림의 가죽 부위를 손괴한 뒤 이것이 제조상 하자인 것처럼 기망했고, 회사들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 매체에 허위 인터뷰를 하는 방식의 명예훼손은 매체의 유통성·전파성 등에 비춰볼 때 피해 정도가 크고, 비난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고 밝혔다.
A씨는 한 협력업체가 한시 고용한 근로자로, 지난해 7월 현대차에 납품된 제네시스 GV80 스티어링 휠 부품에 대한 품질 확인 업무 중 도어트림 가죽을 일부러 손괴했다가 현장에서 적발됐다. 앞서 그는 수차례 도어트림 가죽 품질 문제를 회사에 신고했다. 실적을 늘려 정식 채용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덕양산업은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현대차를 통해 A씨의 손괴 행위를 알게 됐고, 해당 협력업체는 A씨와의 계약 기간이 끝난 뒤 갱신하지 않았다.
A씨는 계약 종료 뒤 앙심을 품고, 자동차 전문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오토포스트’ 편집장에게 허위 제보했다. 오토포스트는 지난해 7월 A씨를 내부고발자로 허위 소개한 뒤 현대차 생산 공장의 품질 불량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게시했다.현대차는 A씨의 제보가 허위임에도 해당 콘텐츠를 게시한 오토포스트에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고 오토포스트 편집장에 대해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인터넷 매체를 통한 허위 콘텐츠 유통이 기업들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오토포스트 역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게 법조계 전망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