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메가트렌드' 발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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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말과 같아서 이미 가고 있는 방향으로 올라타는 게 좋다.” 최근 타계한 미국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명언이다. 말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나이스비트는 “내 주변 사람들의 관심사와 사회의 밑바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잘 관찰하고 하나씩 뜯어보라”고 조언했다.
그에게 트렌드 분석의 원천은 친구들과 신문이었다. 1990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접근 방식은 변화가 바닥에서 위로, 지역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개념에 바탕을 둔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록하는 데 신문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했다.그는 신문을 읽고 많은 사람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회 변화의 거대한 조류를 ‘메가트렌드’라고 명명했다. 이를 제목으로 1982년 발간한 책에서는 인터넷이 등장하기도 전에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행하는 ‘미래의 10가지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시했다.
1929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운전기사 아버지와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집안의 ‘식탁 대화’와 친구들의 ‘토론 수다’를 통해 밑바닥 조류를 파악했다. 대학 졸업 후 기업 홍보담당자와 임원으로 일할 때, 리서치회사를 차려 분석보고서를 발행할 때는 이를 더 구체화했다.
《메가트렌드》 이후에는 친구뿐 아니라 아내와 함께 사회 변화를 추적하며 부부 공동 저서를 냈다. 그 결과 《메가트렌드 2000》에서 여성의 역할 증대와 재택근무, 아시아의 부상을 예측할 수 있었다. “신(新)르네상스형 인재가 미래를 바꾼다”는 주제의 마지막 저서 《미래의 단서》도 그랬다.그가 말하는 새로운 르네상스형 인간은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에 버금가는 혁신의 원동력이자 시대 변화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통찰형 친구’다. 미래학의 태두 격인 앨빈 토플러 역시 신문과 창의적인 친구들 덕분에 《제3의 물결》 《권력 이동》을 완성했다.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와 《로마제국 쇠망사》의 에드워드 기번도 ‘더 클럽’이라는 모임을 통해 위대한 사상가로 성장했다. 이런 지적 교류에서 “미래는 현재 속에 들어 있다”(나이스비트), “미래는 예측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토플러) 등의 명구가 탄생했으니 오늘부터라도 친구와 신문이라는 ‘두 개의 거울’에 나를 새롭게 비춰 봐야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그에게 트렌드 분석의 원천은 친구들과 신문이었다. 1990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접근 방식은 변화가 바닥에서 위로, 지역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개념에 바탕을 둔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록하는 데 신문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했다.그는 신문을 읽고 많은 사람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회 변화의 거대한 조류를 ‘메가트렌드’라고 명명했다. 이를 제목으로 1982년 발간한 책에서는 인터넷이 등장하기도 전에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행하는 ‘미래의 10가지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시했다.
1929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운전기사 아버지와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집안의 ‘식탁 대화’와 친구들의 ‘토론 수다’를 통해 밑바닥 조류를 파악했다. 대학 졸업 후 기업 홍보담당자와 임원으로 일할 때, 리서치회사를 차려 분석보고서를 발행할 때는 이를 더 구체화했다.
《메가트렌드》 이후에는 친구뿐 아니라 아내와 함께 사회 변화를 추적하며 부부 공동 저서를 냈다. 그 결과 《메가트렌드 2000》에서 여성의 역할 증대와 재택근무, 아시아의 부상을 예측할 수 있었다. “신(新)르네상스형 인재가 미래를 바꾼다”는 주제의 마지막 저서 《미래의 단서》도 그랬다.그가 말하는 새로운 르네상스형 인간은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에 버금가는 혁신의 원동력이자 시대 변화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통찰형 친구’다. 미래학의 태두 격인 앨빈 토플러 역시 신문과 창의적인 친구들 덕분에 《제3의 물결》 《권력 이동》을 완성했다.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와 《로마제국 쇠망사》의 에드워드 기번도 ‘더 클럽’이라는 모임을 통해 위대한 사상가로 성장했다. 이런 지적 교류에서 “미래는 현재 속에 들어 있다”(나이스비트), “미래는 예측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토플러) 등의 명구가 탄생했으니 오늘부터라도 친구와 신문이라는 ‘두 개의 거울’에 나를 새롭게 비춰 봐야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