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19% 증가…피해자 평균 14.2세"

여가부, 분석 보고서 공개…성범죄자 평균 35.3세, 19세 미만 범인 증가세
13세 미만 대상 범죄 30.8%…3년 연속 증가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 제작과 불법촬영 같은 디지털 성범죄가 2019년 기준으로 전년보다 1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운데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30.8%의 비율을 차지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가족부는 2019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범죄자 2천753명의 판결문을 기초로 성범죄자 특성과 범죄 양상 등을 분석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2019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불법 촬영을 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266명으로 전년(223명)보다 19.3% 늘었다. 이들 범죄자에 의해 피해를 본 아동과 청소년은 모두 505명으로 전년(251명)보다 101.2% 증가했다.

범죄자 수보다 피해자 수가 더 많은 것은 한 명의 범인이 다수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범행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디지털 성범죄 중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심각성이 부각된 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경우 2019년 모두 93건이 발생해 전년보다 7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착취물 범죄 중에서는 피해자 모르게 촬영하는 '은닉 촬영'(92.6%)이 가장 많았다.

음란행위 강요(76.9%)와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협박해 피해자가 스스로 성적 이미지를 촬영·제작하도록 한 범죄(51.0%) 등도 많이 발생했다.

전체 디지털 성범죄자 중 피해자에게 불법 제작물이나 이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경우는 8.8%로 조사됐다. 디지털 성범죄뿐 아니라 성폭력, 성매매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는 2019년 모두 2천7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천219명)보다 14.5% 감소한 수치다.

이들 범죄로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은 모두 3천622명으로 전년(3천859명)보다 6.1% 줄었다.
◇ 성범죄자 평균 35.3세…19세 미만 범죄자 증가세
성범죄자의 평균 연령은 35.3세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98.1%를 차지했다.

범죄자 연령별로는 20대(19∼29세)가 28.7%로 가장 많았다.

30대와 40대는 각 17.8%로, 19세 미만 미성년은 15.6%로 나타났다.

이 중 19세 미만 범죄자 비율은 2014년 11.8%에서 2019년 15.6%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범죄 유형별로 범죄자의 평균 나이를 분석한 결과 성착취물 제작 범죄자의 평균 연령은 26.2세로 나타났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이하 불법촬영)는 평균 26.0세, 성매매 강요는 19.8세에서 많이 나타났다.

아동 성학대(35.9세)와 강제추행(41.8세), 성매수(34.2세), 유사강간(30.5세) 등의 범죄는 주로 30∼40대가 많이 저질렀다.

성범죄자의 직업은 무직(29.7%)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단순노무직(14.8%), 서비스·판매직(12.8%), 사무관리직(12.4%), 학생(10.8%)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사(2.4%)와 강사(5.3%)는 각각 65명과 146명이 성폭행이나 불법 촬영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범죄유형별로는 강제추행이 5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간(19.2%)과 유사강간(6.5%), 성매수(6.1%), 불법촬영(5.4%), 아동 성학대(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을 매수하거나 성매매를 강요·알선하는 등의 성매매 범죄는 대부분 채팅앱,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매수에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채팅앱은 앙톡(27.4%), 앙챗(7.8%), 채팅몬(5.6%), 즐톡(4.5%) 순으로 조사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자에 대해 유죄판결을 확정한 최종심 선고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49.7%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어 징역형이 36.3%, 벌금형이 13.3%로 나타났다.

범죄 유형별로 징역형 선고 비율을 보면 강간(67.9%), 유사강간(59.8%), 성매매 알선·영업(59.1%) 순으로 높았다.

집행유예 비율은 성매수(64.5%), 통신매체이용음란죄(62.5%), 강제추행(57.2%) 순으로 나타났다.

범죄 유형별 평균 징역 형량은 강간이 5년 8개월로 가장 높았고, 유사강간(4년 8개월), 성매매 알선·영업(3년 8개월), 성매수(1년 5개월), 아동 성학대(1년 4개월) 등 순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성범죄자 2천753명은 모두 신상정보 등록 처분 대상이지만 실제 법원이 신상정보 공개 명령을 내려 공개가 된 범죄자는 전체의 9.3%인 255명으로 집계됐다.
◇ 피해자 평균 14.2세…13세 미만 대상 성폭력 범죄 30.8%, 3년 연속 증가
성범죄 피해자 중에는 여성 피해자가 92.4%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체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14.2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6∼18세 피해자가 4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15세(29.8%), 7∼12세(23.8%), 6세 이하(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중 아동으로 분류되는 13세 미만 피해자는 전체의 26.1%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중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성폭력 범죄는 모두 813건으로 전체 성범죄의 30.8%를 차지했는데, 이 비율은 2016년(23.6%)보다 7.2%P(포인트) 높아져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평균 연령대별로 15세는 불법촬영(15.9세), 성매매 강요(15.7세), 성매매 알선·영업(15.4세), 성매수(15.1세) 피해를 주로 봤다.

14세에게서는 강간 또는 통신매체이용 음란 행위 (각 14.8세), 성착취물제작(14.3세) 범죄 피해가 많았고, 13세에게서는 강제추행(13.8세), 유사강간(13.7세) 피해가 컸다.

성범죄자와의 관계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34.8%)보다 가족 및 친척 등을 포함한 '아는 사람'(60.4%)인 경우가 더 많았다.

이 '아는 사람' 중에는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15.1%)이 가장 많았다.

인터넷을 통해 성범죄자를 알게 된 아동·청소년(548명)의 70.3%는 오프라인에서 성범죄자를 직접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48.7%는 일명 '조건만남'을 위해서 만났으며, 성매수 뿐만 아니라 강간, 강제추행 등 다양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매체를 통해 유인된 아동·청소년들이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오프라인에서의 강간과 성매수 등 성착취 피해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