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참패 후 처음 모습 드러낸 이낙연 "당 쇄신에 힘 보태겠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패배 당일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낙연 대표는 한동안 호남 지역 의원 및 인사들과의 만나을 이어가며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을 시사했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패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낙연 대표가 다가올 대선 정국을 앞두고 자신의 세력을 수습하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쇄신할 것은 쇄신해야 한다”고 4.7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사후평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가격리가 해제돼 선거 이후 처음으로 집 밖을 나섰다. 그는 선거 당일 부인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부인과 함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이 대표는 이날 부동산 정책과 친문 강성지지자 문제 등 정계 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장 시급한 부동산 정책 이슈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주거에 대한 국가책임제, 반값 아파트 등 공약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에 더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금융 제재는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 등 부동산 이슈에 대한 여론의 분노가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는 민주당 내 해석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친문(친문재인) 성향 강성 당원들에 대해서는 "모든 당원들의 의견은 존중돼야한다"면서도 "보다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 안팎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재보궐선거에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 이루어졌고, 3월 8일 대표 사퇴 이후에는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재보궐선거 총책임을 맡았다"라며 "그런데 왜 책임론이 거론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이 전 대표는 한동안 소규모 만남 중심의 조용한 정치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최대한 조용히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호남계 의원들을 만나 향후 계획을 의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