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앱지스, 스푸트니크 V 백신 기술이전…"정부 발표와 별개"

기존 위탁생산업체 지엘라파와 컨소시엄…"백신, 현재 60개국 사용 승인"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국부펀드(Russian Direct Investment Fund, RDIF) 및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GL Rapha)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다만 이는 이날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 제약사의 해외 백신 위탁생산계약 및 8월 대량생산 건과는 별개다.
이수앱지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가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생산을 위해 자회사인 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RDIF와 지엘라파는 지난해 11월 스푸트니크 V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데 합의하고 후속 절차를 밟아왔다.기술이전에 따라 이수앱지스는 이르면 이달 말 용인에 있는 공장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시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정수현 이수앱지스 상무는 "컨소시엄 중 공식적으로 러시아 RDIF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의 원활한 공급에 기여하고 생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국내 한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수앱지스의 발표가 나오자 주가가 급등했다.이날 이수앱지스 주가는 전날 대비 29.79% 오른 1만8천950원에 마감했다.

단 이수앱지스가 참여하는 러시아 백신 생산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코러스는 정부 발표와 관련해 확인해줄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코러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본 생산을 앞두고는 있으나 대량생산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저희를 언급한 건 아닌 것 같다"며 "러시아와 얘기했을 때도 CMO(의약품 위탁생산)로 해외에 수출하기로 했기 때문에 국내 도입과 관련해 얘기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이수앱지스 관계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정부의 (해외 백신 위탁생산) 발표와 저희는 별개"라고 확인했다
RDIF도 이날 보도문을 통해 지엘라파, 이수앱지스와 스푸트니크 V 백신 한국 내 생산과 기술 이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RDIF는 "이번 협정은 한국 컨소시엄에 속하는 기업과의 기술이전을 위한 첫 번째 3자 계약"이라면서 "용인 이수앱지스 공장에서 4월 말부터 백신 시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한국은 스푸트니크 V 생산을 위한 주요 파트너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수앱지스와의 협정으로 한국 내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푸트니크 V는 현재 전체 인구가 30억명에 달하는 세계 60개국에서 승인됐으며, 우리는 러시아 백신에 대한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력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의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 2상 뒤 곧바로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그러다 지난 2월 초 권위 있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 이상이라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