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또 냉해?"…최근 저온현상에 과수농가 노심초사

지난해 개화기 냉해로 경기도 배 15%·사과 22% 생산량 감소

"지난해와 같은 저온 피해를 볼까 봐 요즘 하루하루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나무 밑에 불까지 피웠습니다.

"
15일 경기 안성시 대덕면에서 3만3천여㎡ 규모의 배 농장을 운영하는 A씨가 한 말이다.
최근 꽃샘추위로 밤과 새벽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과수 재배 농가들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도내 과수 재배 농민과 경기도 및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배와 복숭아꽃은 대부분 핀 상태고, 사과는 개화가 시작됐다.

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배꽃이 평년보다 지역에 따라 11∼14일, 지난해보다 2∼3일 빨리 피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4일 새벽 4시께 연천지역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지는 등 며칠간 도내 대부분 지역 최저 기온이 영상 2∼3도까지 낮아지는 저온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오후 1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파주와 포천 등 도내 북부 6개 시군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같이 기온이 낮아지자 농민들은 만개한 꽃이 냉해를 입지 않도록 과수 밑에 불을 피우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A씨는 "오늘 이른 아침에는 배나무 밑 150여곳에 불을 피웠다"며 "지금까지 피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난해 냉해를 너무 심하게 입어 올해도 열매가 맺는 이달 말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각 시군을 통해 확인해 보니 이번 꽃샘추위로 일부 지역에서 배꽃이 다소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으나 아직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냉해 여부는 1주일 정도 지나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4월 초순과 하순 광주와 안성 등 일부 지역 최저 기온이 영하 4∼7도까지 떨어지는 이상저온으로 과수 1천561㏊가 냉해를 입었다.

도 집계 결과 이같은 봄철 냉해와 여름철 긴 장마 등으로 작년 도내 10a당 과일 생산량은 배가 15%, 사과가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총생산량도 사과 22%, 배 15%, 복숭아 4%씩 각각 준 것으로 조사됐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각 과수농가에서는 이달 말까지 이상저온 등으로 인한 피해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