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친목모임이냐"… 공수처 진용 두고 탄식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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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15일 검사 13명을 선발하며 출범 85일만에 수사 진용을 갖췄다. 당초 계획했던 23명보다 한참 모자란 규모다. 현재 수사관 30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인력 구성이 완벽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수사 담당자들의 숫자가 아니다. 공수처 검사 명단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회장 시절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중립성을 지켜야 할 공수처가 이 전 협회장의 '친목모임'이 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우선 공수처 검사로 신규 채용된 허윤 검사. 허 검사는 기자 출신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가 도입된 이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수사 경험은 없다. 단순히 이같은 이력 때문에 지적을 받는 것은 아니다. 허 검사는 이찬희 협회장 시절 대한변협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공수처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취임할 때부터 '친(親) 이찬희'란 말이 많았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던 이 전 협회장은 직접 공수처장 추천 목록에 김 처장의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05~2006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당시에 김 처장은 공보이사, 이 전 협회장은 재무이사로 활동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여운국 공수처 차장도 사실상 '이찬희의 사람'이란 말이 나온다. 여 차장은 이 전 협회장과 서울 용문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최근에는 "김 처장의 비서관 채용에도 이 전 협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수처장의 비서관은 처장의 일정을 관리하고 업무를 보좌하는 자리로, 5급 별정직이다. 지금의 김 모 비서관은 별다른 공모 과정 없이 공수처에 취업했다. 김 비서관을 김 처장에게 추천한 사람 역시 이 전 협회장이다. 김 비서관의 아버지는 이 전 협회장이 대한변협을 이끌 당시, 울산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던 지역 유지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현재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단은 "현재의 대한변협은 이 전 협회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협회의 이미지만 손상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협 회장은 지난 2월 말 새롭게 취임한 이종엽 변호사다. 공수처 비서관 특채에 대해서도 대한변협 측은 "이 전 협회장의 단독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대한변협은 "협회 차원에서 김 비서관을 공수처에 추천한 적은 없다"며 "공문 등 공식적인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20년 간 논의 끝에 문을 연 공수처는 출범 100일도 안 돼 찬바람을 맞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공수처의 '공정성'을 믿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처장과 차장, 검사와 비서관 등 공수처의 주요 보직 16명 가운데 25%가 이 전 협회장과 친분 관계"라며 "특정인과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 중대 수사기관의 구성원이 됐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문제는 수사 담당자들의 숫자가 아니다. 공수처 검사 명단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회장 시절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중립성을 지켜야 할 공수처가 이 전 협회장의 '친목모임'이 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우선 공수처 검사로 신규 채용된 허윤 검사. 허 검사는 기자 출신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가 도입된 이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수사 경험은 없다. 단순히 이같은 이력 때문에 지적을 받는 것은 아니다. 허 검사는 이찬희 협회장 시절 대한변협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공수처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취임할 때부터 '친(親) 이찬희'란 말이 많았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던 이 전 협회장은 직접 공수처장 추천 목록에 김 처장의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05~2006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당시에 김 처장은 공보이사, 이 전 협회장은 재무이사로 활동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여운국 공수처 차장도 사실상 '이찬희의 사람'이란 말이 나온다. 여 차장은 이 전 협회장과 서울 용문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최근에는 "김 처장의 비서관 채용에도 이 전 협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수처장의 비서관은 처장의 일정을 관리하고 업무를 보좌하는 자리로, 5급 별정직이다. 지금의 김 모 비서관은 별다른 공모 과정 없이 공수처에 취업했다. 김 비서관을 김 처장에게 추천한 사람 역시 이 전 협회장이다. 김 비서관의 아버지는 이 전 협회장이 대한변협을 이끌 당시, 울산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던 지역 유지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현재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단은 "현재의 대한변협은 이 전 협회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협회의 이미지만 손상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협 회장은 지난 2월 말 새롭게 취임한 이종엽 변호사다. 공수처 비서관 특채에 대해서도 대한변협 측은 "이 전 협회장의 단독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대한변협은 "협회 차원에서 김 비서관을 공수처에 추천한 적은 없다"며 "공문 등 공식적인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20년 간 논의 끝에 문을 연 공수처는 출범 100일도 안 돼 찬바람을 맞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공수처의 '공정성'을 믿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처장과 차장, 검사와 비서관 등 공수처의 주요 보직 16명 가운데 25%가 이 전 협회장과 친분 관계"라며 "특정인과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 중대 수사기관의 구성원이 됐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