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만난 경제단체장 "이재용 사면" 공식 건의

손경식 "반도체 도태될까 우려"
김기문 "동의"…商議도 "공감"
< 홍부총리·경제단체장 “잘 얘기해 봅시다” >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1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홍 부총리,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이날 서울 대한상의 간담회장에 들어가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5대 경제단체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회복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다른 경제단체장들도 “사면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상의회관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총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고, 다른 경제단체도 지지했다”고 말했다. 사면 건의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한 우려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손 회장은 홍 부총리에게 “반도체는 4~5년 앞을 미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은 수출업계가 주목해야 할 변수가 됐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및 정책적인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상의 측은 전했다.홍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사면 요청에 대해 “잘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권자인 대통령에게 경제계의 뜻을 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경제단체 부회장은 “정부 내부에서도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병욱/이수빈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