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사실상 마지막 개각…'캠코더' 대신 '전문가'

18개 부처 장관 중 정치인 7명, 非정치인 11명
여성 장관 1명 늘어…국조실 장관 2명 배출도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함으로써 사실상 마지막 내각을 꾸렸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2년 넘게 재임 중인 장관들의 추가 교체 가능성도 있지만, 더는 큰 폭의 개각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 관료·전문가로 5곳 개각…18개 부처 중 정치인 7명
이날 5개 부처를 대상으로 한 개각 명단은 관료·전문가로 채워졌다.

정치인 출신이 일부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는 없었다.박범계 법무부·전해철 행정안전부·황희 문화체육관광부·한정애 환경부·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내각에 대거 포진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함께 근무한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인연으로 한때 경남도 경제부지사를 지낸 것 정도가 눈길을 끈다.

관료·전문가 발탁은 안정적인 임기 마무리를 꾀하는 문 대통령의 뜻과 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혹독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기말 정권의 한계 탓에 제의를 고사하는 현실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개각으로 18개 부처 장관 중 정치인은 7명, 비정치인은 11명을 각각 차지하게 됐다.

교체된 부처가 당초 비정치인 장관을 뒀던 만큼 그 비율에는 변동이 없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정치인 입각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출신보다는 자질과 역량, 전문성 등을 봤다"며 "정권 마무리를 위한 성과 창출과 안정적 운영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 어렵게 1명 늘어난 여성장관…靑 "여의치 않다"
이번에 발표된 5명의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18개 부처 장관 중 여성 장관이 3명이던 것에서 4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공약한 '여성 장관 비율 30%'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문 대통령이 한때 '여성 총리'를 염두에 뒀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성 장관을 구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가 않다"며 "가족이 반대하거나 배우자가 검증동의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노형욱 국토·문승욱 산자…국무조정실 출신 '약진'
4·16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국무조정실을 거친 인사들의 약진이다.

5명의 장관 후보자 중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문승욱 산자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국무2차장으로 있다가 승진 발탁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국조실장 출신이다.

국무조정실은 총리를 보좌하는 기관으로, 행정 지휘·감독과 함께 정책 조정 역할을 맡는다.

부처 간 협업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이 국조실 출신을 중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조실 직원들은 총리의 참모와도 같다"며 "문 대통령이 이번에 국조실 출신을 2명이나 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물러나는 정세균 총리에 대한 예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