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신임총리, 코로나 백신…악순환의 시작을 막아야 한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15일 기준 코로나 백신 상위국가별 접종률, 한국은 최하위 수준 2.7% / 출처 ourworldindata

▲ ‘코로나백신 세계대전’에서 완패한 한국

15일 질병관리청에 자료를 보면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부터 전날 0시까지 국민 137만9653명이 1차 접종을 받아 2.7%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접종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 61.7%, 영국 47.8%, 미국 37.6%, 유럽연합(EU) 17.4% 등의 두 자릿수 접종률에 크게 못 미친다.

브라질(11.7%), 인도(7.4%), 러시아(6.5%) 등 인구와 국토 규모가 커 접종을 빨리하기 힘든 환경을 가진 신흥경제국들에도 뒤지고 있다. 전 세계 평균(6.1%), 아시아 국가 평균(3.3%)에도 뒤처졌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백신 주권이 없는 한국은 마음대로 접종 속도를 높여 경쟁국을 따라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르완다 보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한국은 ‘코로나 백신 세계대전’에서 완전히 패배했다.

▲ 문제는 지금부터, 악순환의 시작에 들어서면 안된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늦어져 집단면역이 조기에 안 되면, 코로나 만연으로 인한 국민건강은 위험에 상시로 노출되고 귀한 국민 생명의 사망 증가율은 늘어난다.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 복귀 시점이 늦어지고, 언제 정상화 될지 불투명하여 경제 회복은 고사하고 경기 부진의 장기화는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따른 자영업자 생존을 위한 긴급재난 지원금의 5차, 6차 등 후속 지급 역시 불가피하다.

이는 막대한 재정지출 증가로 국가 부채 급증으로 이어지고 당연히 국제신용평가 기관이 몇 번 경고하였듯이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연결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현재 한국 신용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AA, 피치의 경우 AA-다. 피치는 한국 채무비율이 계속 높아지면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정부는 신용평가사들의 부채 급증 우려에 대하여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재정관리를 하겠다고 하여 등급하락에 대하여 시간을 벌었지만, 약속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미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10개국도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태이다.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포함한 국가채무는 전년대비 123조7000억 원 증가한 846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0%로 2019년대비 6.3%P(포인트) 급상승했다.

지난해 국가 부채(재무제표상 부채)는 전년(1743조7000억 원) 대비 241조6000억 원이 늘어난 1985조3000억 원에 달해 사상 처음 2000조 원 돌파를 코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 명목 기준 국내총생산(GDP) 1924조5000억 원보다 60조 원이 더 많다.

한국은 이미 나라빚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수준인 상태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비롯해 조달금리 증가로 인하여 국가 부채는 다시 증가하고 국내기업들에 대한 자금 조달비용 부담 역시 상승한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 던진 이스라엘, 영국 등 집단면역 국가와 왕래를 할 수 없게 되어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의 해외 비즈니스 장애로 인한 수출입 차질로 한국의 경제는 기본 틀마저 흔들리게 된다.

이는 일자리 감소와 소득 감축으로 꼬리를 물게 되고 청년 일자리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청년들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축소는 곧장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저출산율은 이미 198개 국가 중 198위로 2년 연속 1위이다. 더불어 청년실업은 ‘세대 단절’이 되어 국가 인력 선순환이 끊기고 만다.

기업의 수지악화와 국민 소득 감소로, 정부 재정지출의 한계는 개인이나 기업의 파산 등으로 연결되고 바로 집값과 주식의 폭락으로 연결되면 최악의 버블 붕괴 사태가 오는 것이다.

바로 주택담보대출, 개인 및 자영업대출을 해준 은행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그 피해가 연속되어 국가 경제는 하나씩 허물어지게 된다.

실제 지난해 초 부터 이미 코로나로 인하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원금과 이자까지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는데 이를 금년 9월까지 연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가계대출) 잔액은 803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254만4583명 중 19만9850명(약 8%)이 다중채무자다. 자영업자 10명 중 1명가량이 여러 금융사 빚에 허덕인다는 얘기다.

은행은 사실상 지금도 부실대출 잠재 폭탄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98년에 경험한 IMF 외환위기 사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악순환 되면 국가의 성장 동력은 식어버리거나 꺼지게 된다. 식거나 죽은 엔진을 다시 살리려면 일본의 예를 보듯이 수십 년이 걸려야 회복이 가능한 국가 재앙 상태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암담한 미래 시나리오다.
과학자들은 불교는 ‘과학적’이라고 말한다. 나타난 현상 즉, 문제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찾아가서 근본을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연기설 등) 그러려면 보이는 현상을 보이는 대로 맑게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보이는 현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면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올바른 처방도 나올 수 없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한국 정부는 문제의 본질보다는 신천지 등 일부 종교단체 문제와 총선 등 선거를 염두에 둔 재난지원금,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대증 요법에 치중하였다.

그런데도 세계 최고수준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 국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 협조 덕분으로 정부의 마스크 혼선, 중국발 입국 미조치 등 초기방역 실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K-방역이라는 브랜드까지 사용하는 나라가 되었다.

당연히 코로나 방역의 궁극적 승패의 핵심은 백신과 치료제 조기 확보에 있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그동안 바이오 관련 회사들이 백신과 치료제 출시가 임박한 것처럼 정부가 앞장서 발표하고는 했지만 정작 이루어 진 것은 없다.

그때 마다 관련회사의 주가만 뛰어 지금 시중에서는 바이오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코로나 사태를 정권 안보 등 차원에서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대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필자는 지난해 여러 차례 언론 칼럼을 통하여 정부는 의료진들에게 코로나 방역을 일임하고 아울러 백신 및 치료제 개발과 확보에 대한 계획을 받아 이에 맞추어 Plan A,B,C 등으로 비상 경제 체제로 임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래야 개인과 기업들도 앞을 내다보고 국가와 같이 예측하며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긴급재난원금을 일회성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비교하면 두세 배 많은 자영업자를 이번 기회에 구조조정을 통하여 줄이고 조정된 인력을 농촌 부활을 위하여 재배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또 강의실, 식당, 사무실, 대중교통 등 집객 시설을 코로나 장기화, 제2의 팬데믹에 대비하여 전천후 시설로 만드는데 재정을 투자적 관점에서 지출할 것을 주문하였다.

▲ 김부겸 총리 후보자, 코로나 백신, 반드시 조기에 타개하길

그제 김부겸 신임총리 후보자가 발표되었다. 내정 후 일성(一聲)이 집값과 청년 문제 해결이었다.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청년 문제는 옳았지만, 집값 해결이 먼저가 아니라 첫 번째 핵심 과제는 당연히 조기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국가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대 사회는 하나의 문제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 거의 없다. 당연히 처방도 복합적, 통합적이어야 한다. 복합적인 원인도 과학적으로 사심 없이 찾아가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 집값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조건에서 결정되지만, 부동산가격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거시 경제적 요인과 금융, 세제, 인구 사회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 막대하게 풀린 비정상적 풍부한 유동성도 크게 작용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집이 원래의 거주 목적보다는 재산증식, 재테크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아파트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수단이 없다는 학습된 반증(反證)이다.

따라서 1가구 1주택 초과 다주택 보유는 합당한 사유(직장 이전, 이사, 분양, 상속 등)가 없으면 중과하면 된다. 그리고 생산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돈이 집이 아닌 곳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가혹하지만 재산세(보유세)를 제대로 부과하면 집값을 내려달라고 1주택 소유자들은 구청에 몰려가 집단 항의할 것이다. 집값이 내려갈 수 밖에 없고, 미국이 그런 실정이다.

그런데 집값이 올라가는 효익은 그대로 누리고 세금은 적게 내려고 하는 이중, 이기적인 국민 태도도 공익을 위하여 재고해 볼 일이다. 그런데 신임 서울 시장이 집값 안정을 위하여 재산세 경감문제를 화두로 잡는 것을 보면 정치인들은 본질을 보지 않고 역시 보고 싶은 면만 보는 것 은 아닌지 조금 의아하다.

사실 이번 정부의 주택문제 실패 원인은 현 여권 반대 성향 지역인 강남 주택가격을 잡으려다가 섶에 불을 놓은 격이 되어 전국으로 번진 것이다.

강남은 빈집이 나오면 언제든지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이른바 바잉파워 (Buying Power)가 세계 최고수준인 지역이다. 강남은 그냥 미국의 맨해튼 등 세계 ‘슈퍼시티’ 처럼 놔두면 된다.

공연히 은행들 앞세워 대출비율(LTV) 조정하는 등 내놓는 설익은 대책마다 실수요자, 일반 서민들만 애꿎게 잡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집값 이슈는 청년들의 미래 희망이 사라진 것이 주된 이유이다.

주택은 전부 시장에 맡겨두면 시장실패(market failure)가 일어나는 특이한 시장이다. 자본주의, 경제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다루면 영세서민과 사회 초년병 또는 무직 청년들은 비 피할 처마 끝자락도 하나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 등 상·중산층은 시장에 맡기고, 영세서민과 청년들을 위한 주택문제에만 정부 및 공공이 개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체 주택 수요자를 대상으로 신도시를 개발하는 등의 정책은 LH 사태 같은 엉뚱한 부작용만 끝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영호남 시골 지역, 산간 지역은 빈집들이 지금도 수두룩하다.

일본이 신칸센(고속철도) 외곽 지역의 아파트가 비듯이 곧 한국의 도심 인근 지역도 빈집이 속출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유엔인구기금이 발표한 출산율이 꼴찌로 여성 한명의 출산율이 1.1명으로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뻔하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집에 대한 수요는 적어지는 것이 유치원생 손가락 셈법으로도 분명한 계산이다.

좀 길게 보면 집값은 저절로 안정화가 되고 오히려 경착륙이 걱정되는 부문이다.
▷ 김 총리 후보자는 코로나 면역국가 만드는데 남은 기간 집중(All in)해야 한다.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코로나 백신 접종 지체로 연쇄적 악순환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 기업과 국가 대사는 경중(輕重), 대소(大小), 완급(緩急)을 가리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다.

건설현장에서 집을 지을 때도 순서가 있다. 동시에 또는 선후를 가리어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짓고 있는 아파트 안의 바닥과 벽도 바르지 않았는데 벽지와 바닥재를 시공할 수는 없다. CPM(Critical Path Method)이다.

하물며 나라를 운영하는데 정치적인 사감을 가지면 현상이 바로 보일 리 없고 처방 또한 제대로 나올리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가장 시급한 일은 조기 코로나 면역국가가 되는 일이다.

필요하면 감옥에 있는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등을 포함하여 대기업을 총동원 해서라도 코로나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여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다툼으로 삼성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미국은 백신의 여유가 있다.

국제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보다 글로벌 대기업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는 경험이 있고 상업적 비지스 추진 능력이 우수하다. 김 총리 후보자는 이를 적극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병행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하며 애를 낳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실 그 일에 대한 성적이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하지만 이는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거시적, 미시적 관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여 단계적 실천 방안을 야무지게 만들어 국민, 기업, 국가가 합심해 추진해야 할 일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 사회통합과 갈등 해결, 항구적인 자주 평화를 위한 국제외교 등 한반도 정책,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 지속 가능한 자유 민주복지국가, 에너지 환경 문제, MZ세대( 15세~39세 사이) 청년의 현실문제 해결과 미래 비전 제시는 국가의 당면문제이다.

특히 하루 20조 원의 거금이 24시간 365일 거래되는 가상화폐 시장에 전체 거래자 중 68%를 차지하는 2030세대가 몰려서 도박 같은 '한방'으로 탈출구를 찾는 것은 분명히 문제다.

중간 사다리를 잃어버린 청년의 일자리 부족, 집값 폭등으로 인한 미래 희망 상실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일은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현안이다.

덧 붙여 잃어버린 상식을 회복하여야 한다. 언제 부터인가 선택적 공정, 선택적 정의 또는 진영의 유불리에 따라 상식과 기준, 원칙이 수시로 변경한다.

어른들도 헷갈리는데 청년들은 오죽하겠는가? 이를 활용하는 측은 그 때 잠깐 득이 될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나라의 근본이 서질 않아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일은 모든 일들은 단편적으로 책임 회피성, 보여주기식 위원회나 만들어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가의 역량을 융합하여 최적의 길을 찾아 추진하여야 한다. 거기에는 반드시 시간과 한정된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실력이다. 그 일을 김부겸 신임 총리가 해야 할 일이다.

경기도지사가 도(道) 차원에서 독자적인 백신을 직접 도입 확보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코로나가 경기도민만 접종한다고 집단면역이 되기나 하겠는가?

중앙정부의 백신 추진 행태가 답답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작은 나라에서 일개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백신 문제를 접근한다는 발상이 국민으로서는 어이없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사심을 버리고 한정된 시간이지만 사즉생으로 역량을 발휘하여 국가는 물론이고 정치인인 스스로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 지체로 인한 국가적 재앙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상황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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