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칼럼] 전략은 Top-down방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뤄진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익숙한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전략을 무조건 따라하는건 '조직의 안전장치'가 없다는걸 말합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바로 <마오쩌둥(모택동)과 참새이야기>입니다.

1958년 중국 마오쩌둥은 곡식 생산량을 늘리려고 했지만 낱알을 먹는 참새가 문제로 떠 올랐지요.

"저 새는 해로운 새다"마오쩌둥의 한마디에 `참새 섬멸 총지휘부`가 만들어졌고, 참새를 박멸하는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소선대원들이여, 어린 친구들이여, 참새들을 모두 잡아 식량을 증산하기 위해 투쟁합시다!"

'2억 1,000마리와 172만명'한 해에 죽은 참새의 숫자와 한해 굶어죽은 사람의 숫자입니다. 증가된 수확량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지요. 참새가 곡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곡식의 성장을 방해하는 해충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놓친 것입니다.

참새가 거의 멸종의 위기에 이르자 각종 해충이 창궐했고, 메뚜기의 폭발적인 증가는 농지와 작물을 초토화했습니다. 쌀 수확량은 50%나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1958년부터 60년까지 3년간 참새 멸종이 만든 생태계 파괴는 1,000만명을 굶어 죽게 만들었습니다(실제로 4,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됨). 뒤늦게 소련에 참새 20만 마리를 협조, 공수했지만 망가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는건 쉽지 않았습니다.리더의 독단적 지시에 '안전장치'가 없다면 얼마나 위험해 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수직과 수평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만들어졌다 해도 통로를 다닐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겠죠. 핵심내용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들을 수 있게 만들려면, 전략적 관심과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전략은 CEO나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구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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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전 세계 힙한 사람들에게 "멋있다!!!"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물갔다는 소리까지 듣던 구찌가 수많은 사람들, 특히 MZ세대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게된건 무엇때문일까요?“It’s so GUCCI!”

2019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패션 브랜드 구찌의 부활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파격적 디자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아한 부인의 전유물이었던 구찌가 비고객이었던 MZ세대의 구매력까지 끌어당긴 것은 CEO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가 만든 ‘그림자 위원회’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직원들로만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shadow committee)’

지금 구찌 총매출의 약 60%가 35세 이하에서 생깁니다. 핸드백 하나에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브랜드의 소비층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라는 것은 꽤 놀라운 사실이지요.

장기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던 구찌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이들을 가장 잘 아는 30세 이하의 직원을 모아 매주 임원회의에서 논의된 주제를 그림자 위원회로 고스란히 넘겨 다시 토론하게 했습니다.

그림자 위원회는 임원회의와는 다른 결과물들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젊은 감각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지요. 그림자 위원회의 조언에 따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MZ세대를 위해 구찌의 제품군에서 모피를 철수한 것은 유명한 사례입니다. 구찌는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젊은 세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젊은 고객층의 가치관을 배웠습니다.

친환경, 디지털 친화력을 높인 그림자 위원회

구찌는 가죽 가방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폐기물을 줄이느라 오랫 동안 골머리를 앓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그림자 위원회는 라인업에서 가죽 제품을 제외하자고 했고, 다른 명품 브랜드가 희소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디지털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SNS 플랫폼(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활용하도록 조언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MZ세대는 구찌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경험과 지식이 전략의 옳은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을 이해하고, 업계를 파악하고, 고객의 니즈를 찾아 새로운 방향을 결정하는건 전략관점과 마인드 그리고 학습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직원, 협력사,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장리더들은 더 많은 솔루션을 갖고 있습니다.

조직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기회를 가져야 합다. 리더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가 전략으로 채택된다면 리더들의 행동은 거침없이 이뤄지게 됩니다. 어쩌면 쉬운 일을 어렵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략과 성장 마인드를 가진 리더를 양성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건 기업의 S형 성장곡선을 만드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한경닷컴 The Lifeist> 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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