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안 커지고 노조는 투쟁 돌입…씨티은행 '출구전략'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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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금융 철수로 영업 차질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이후 관련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내부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씨티그룹이 지난주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한국 호주 등 13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수반될 경우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씨티그룹의 출구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조조정 과정 노사갈등 우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철수에 따른 사업 재편 방향을 논의한다. 이사회에선 △소매금융 통매각 △여·수신 및 카드, 자산관리(WM) 등 개별 부문에 대한 분리매각 △자연 소멸 등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할 전망이다.소매금융 사업 철수가 공식화된 이후 씨티은행 각 지점에선 예금 고객이 소폭 이탈하고, 가계·기업대출의 신규 집행액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집행액이 줄어든 건 ‘만기 보장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여기는 고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발표 이후에도 기존 예금, 대출 등 서비스는 그대로 제공되고 있다”며 “은행 수신액도 평소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출구전략이 조속히 확정되지 않는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고객의 우려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책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사업 폐지 수순을 밟더라도 고객 자산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씨티은행이 보유한 여·수신 자산을 다른 금융회사에 이전하도록 유도하는 등 은행 면허 반납에 따른 법적 절차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이번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실제 사업 재편이 완료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일찌감치 반대 투쟁을 예고한 씨티은행 노조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노조 측은 “총파업 등 쟁의 절차는 물론 기자회견이나 국회 설명회 등 여론전도 동시다발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