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 '경찰-조폭 유착설' 녹취록 확보…관련자 잇달아 조사

진정 제기 이후 한달 째 내사 중…법조계 "경찰 수사 의지 중요"
전북 경찰이 현직 경찰관과 조폭 사이 유착설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 녹취록 내용을 분석한 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 여러 명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다.

녹취록에는 A 경감이 전직 조폭으로부터 중형차를 선물받았다는 내용과 현재까지도 다른 조폭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속 인물은 이 사건과 직접 관련된 사람이다. 그는 A 경감 주변인들이 그에게 헬스장, 골프장 회원권을 끊어주고 정기적으로 금품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 5∼6명을 불러 진술을 들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확인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여러 사람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전북경찰청에는 "A 경감이 나를 성범죄자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됐다.

이 진정인은 진정서에 "A 경감이 주변에 나를 '강간 등 성폭행범'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며 "교도소에 보내겠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 바닥에서 A 경감이 조폭과 유착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조폭과 유착설을 제기한 바 있다. 일각의 주장일지라도 이런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려면 진술을 넘어 증거 확보를 위해 조속히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경찰은 이런 진정이 제기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건을 내사 중이다.

전북 지역 한 법조인은 "한 달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내사 중이라면 내부에 특정한 기류가 흘렀기 때문일 것"이라며 "현직 경찰관을 조사해야 하는 이런 사건에서는 경찰의 수사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