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시동'…학생·동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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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교대 구조조정 본격화부산대와 부산교대가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들어가면서 사범대와 교대 간 통폐합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대다수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과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지만, 특히 사범대와 교대는 타격이 심한 상황이다. 한국외국어대도 제2외국어 교육과의 통폐합을 최근 결정했다.
부산교대 학생들 MOU 막았지만
두 대학, 서면으로 전격 체결
외대도 제2외국어 교육과 통폐합
학생·교수·동문회 반발에 진통
시동 건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19일 부산 거제동 부산교대 본관에서 통합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부산교대 학생 100여 명이 오전 10시부터 MOU 반대 집회를 열었다. 부산교대총동창회 동문 70여 명도 본관 건물 진입로를 막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차정인 부산대 총장이 오전 10시40분께 현장에 나타나자 부산교대 동문 30여 명이 달려가 강하게 항의했지만, 차 총장은 “MOU 체결은 양 대학 간 적절한 합의를 통해 결정됐다. 교육대학·종합대학 간 통합은 지역사회 교육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맞받았다. 부산교대 동문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차 총장은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부산대로 발길을 돌렸다.부산대는 부산교대 재학생 및 동문들의 반발과 상관없이 통합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서면으로 양교 간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곧 통합 공동추진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두 대학의 통합은 학령인구 감소로 부산지역 초등교원 신규 임용 규모가 크게 줄면서 교대의 재정 압박이 버티기 힘든 수준에 이르러 추진되는 것이다. 지역거점 국립대와 교육대학 간 통합은 2008년 제주대·제주교대에 이어 부산대·부산교대가 두 번째다.다른 지방국립대도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 교대 흡수를 바라고 있다. 올해 신입생 모집 결과 경북대 전남대 등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자 지방대들은 등록금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는 지난해 12월 교육부에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대는 거점국립대와 통합하고 중·고교 교원을 양성하는 일반대학교 사범대학은 인원을 축소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반발 부딪힌 외대 제2외국어 교육과 통합
동문들의 거센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외대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사범대 프랑스어·독일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전체 인원을 약 30%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학생과 동문회의 거센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교육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서 한국외대 사범대가 전국 45개 학교 가운데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 동문들은 “사범대 통폐합이 학과 교육의 전문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어·독어교육과 총동문회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연합회도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전국 10개 교대의 역할과 미래는 단순히 거점국립대에 흡수 통합하는 방향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만수/부산=김태현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