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재건축 '속도'…잠실우성 조합설립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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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1842→2716가구 '탈바꿈'서울 송파구 주요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 설립,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 사업이 진전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올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우호적인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무작정 규제를 풀지는 않겠다는 견해를 보여 추격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 80.3㎡ 18.1억 신고가 거래
올림픽선수촌 2차 정밀안전진단
가락미륭은 조합 설립 인가받아
송파구 집값 올들어 1.77% 급등
"단기 과열…규제 나올까 촉각"
‘알짜’ 잠실우성, 조합 설립 나서
19일 송파구에 따르면 잠실동 ‘잠실우성1~3차’는 지난 15일 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1981년 지어진 이 단지는 ‘아시아선수촌아파트’와 탄천 사이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1842가구가 2716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이고 잠실에서 삼성동과 가장 가깝다.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도 안전진단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파구는 9일 이 아파트에 대한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의뢰 공문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토안전관리원에 보냈다.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1차는 민간 용역업체가 맡는다. 여기에서 조건부 통과(D등급) 결과가 나오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에서 적정성을 다시 검토한다.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는 조건부 통과인 D등급(53.37점)을 받았다.
그간 잠실동 신천동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가락동의 재건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송파구는 14일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1986년 준공된 이 단지는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 8호선 가락시장역, 5호선 개롱역 인근에 있다. 가주초, 송파중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재건축을 통해 612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가락쌍용1차’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1997년 준공된 이 단지는 14개 동, 2064가구 규모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총 2373가구 규모로 거듭나게 된다.
재건축 가격도 상승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송파구 아파트값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누적 기준으로 1.12% 상승했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1.77%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노원구가 각각 1.42%로 뒤를 이었다.잠실주공5단지,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신천동 미성·크로바·장미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이 집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잠실우성1~3차’ 전용 80.3㎡는 6일 18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8월 17억75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2년 실거주한 조합원에게만 새 아파트를 주는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조합 설립을 서두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수 문의가 크게 늘어나면서 잠실우성1~3차는 물론 주공5단지 등 다른 송파구 재건축도 호가가 5000만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 전망도 나온다.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불안을 이유로 막혀 있던 인허가 절차 등이 오 시장 당선 이후 정상화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그러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목동, 여의도 등 민간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 시장도 16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주요 재건축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과열된 상태”라며 “오 시장이 내놓을 민간 재건축 완화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 상승폭을 반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