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 넘어 전기車·2차전지 등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발돋움

다시 뛰는 K기업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룹 내 다양한 역량을 기반으로 그린모빌리티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그린’을 앞세운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4월 1일 창립 53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저탄소·친환경으로 대변되는 메가트렌드 전환 국면에서 포스코는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 및 부품, 2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소재 사업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그룹 역량을 결집해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에서 양·음극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전기차 전용 강재, 모터코어 등 핵심부품, 2차전지 원료 및 소재를 아우르는 전기차 시장의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포스코는 지난 1월 친환경차 제품·솔루션 통합 브랜드인 ‘e Autopos’를 론칭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강판과 배터리팩 전용 강재뿐 아니라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음극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포스코SPS가 생산하는 전기차 구동모터코어 및 수소차용 배터리 분리판 소재 등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포스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 음극재는 물론 이들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2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해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양극재, 음극재 등 2차전지소재 사업과 함께 리튬, 니켈 및 흑연 등 2차전지 핵심원료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평가매장량 증가 △친환경 니켈 제련 사업 추진 △흑연 광산 지분 투자 등을 연계해 2차전지소재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광양 경제자유구역 율촌산업단지에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연간 4만3000t 규모의 리튬 추출 공장을 올 상반기 착공하기로 했다. 리튬 추출 공장은 호주에서 생산되는 리튬 광석을 주원료로, 자체 연구개발한 생산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리튬 4만3000t은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염수와 광석에서 각각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포스코는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매장량이 확인된 염호를 활용해 연내 연산 2만5000t 규모의 공장을 현지에 착공할 예정이다. 광석·염수 리튬 추출 사업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 2030년까지 연 22만t의 리튬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니켈의 생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온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및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해 친환경 배터리 자원순환에도 앞장선다. 포스코는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호주 등의 흑연 광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