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선의의 경쟁 보며 현실 무기력함 떨쳐내길"

채널A '강철부대' PD "관전 포인트는 청춘·언더독·미완성"
"예측하기 힘든 국제 정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적인 참극으로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
초반부터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채널A-SKY 합산)를 돌파한 채널A 밀리터리 예능 '강철부대'의 이원웅 PD는 최근 서면으로 만나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TV 콘텐츠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콘텐츠를 시청자분들에게 내어놓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죠. '강철부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콘텐츠이고, 기존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매력적인 출연자'들의 리얼한 표정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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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특수부대 육군 특수전사령부, 신출귀몰 선봉부대 해군 해병대수색대, 국가급 대테러부대 육군 제707 특수임무단, 전천후 엘리트 부대 해군 특수전전단(UDT), 최정예 군사경찰 육군 군사경찰 특임대, 세계 수준의 구조부대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대한민국 최고의 특수부대 출신 최정예 예비역 4명이 한 팀이 돼 압도적인 피지컬과 극한의 정신력으로 승부를 펼치는 장면은 확실히 새롭다. 이 PD는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섭외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출신 특수부대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큰지, 현재 피지컬이나 정신력 상태가 현역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를 주요하게 봤다"고 했다.

"UDT 육준서 씨와 특전사 박도현 씨, SSU의 황충원 씨가 기억에 남습니다. 육준서 씨는 섭외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어요.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데 예능 출연이 부담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출연 후에는 단 한 번의 투덜거림도 없는 상남자죠. 박도현 씨는 환하게 웃는 앳된 얼굴을 보며 극한 미션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외유내강의 전형이었고요. 황충원 씨는 '인간 자체가 강하다'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지는 출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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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 출연자들은 연예인이 아니고 방송을 업으로 해서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진으로서 현장과 미션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면서 "손흥민이 만족할 만한 축구화와 잔디구장, 방탄소년단이 만족할 마이크와 무대 컨디션 같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출연자들은 너무 강도가 약한 미션에는 '이제야 몸이 풀려가는데 끝났다'고, 실제 군사 훈련 상황과 동떨어진 미션을 준비하면 '이건 스트롱맨 선발대회이지 군인 미션이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칩니다.

모두가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드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죠."
실제로 '강철부대'에는 총거리 1.5㎞에 달하는 육·해상 복합 침투 작전부터 10층 높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아찔한 레펠까지, 일반 시청자들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미션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PD는 "지금까지는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 개개인의 매력과 퍼포먼스,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쉽게 즐기실 수 있는 단순하고 흥미로운 미션 위주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5회부터는 좀 더 전문적이고 복잡한 팀 미션, 그리고 다양한 대진 방식과 경합 방식, 팀 간의 다양한 호흡과 갈등 상황을 보여드리겠다"며 향후 관전 포인트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청춘', '언더독', 그리고 '미완성'을 꼽았다.

'강철부대'는 최근 갑작스럽게 하차한 제707 특수임무단 중사 출신 박수민 씨의 성 추문으로 프로그램 외적인 풍파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밖에 군대를 소재로 한 예능에 따라다니는 폭력성과 선정성 논란 역시 여전히 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이 PD는 다만 "대한민국 최고 특수부대 간 선의의 경쟁을 즐기면서, 현실의 무기력함과 위기의식을 조금이라도 떨쳐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