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령 116살 할머니, 후손 325명 남기고 영면

스페인독감·코로나19 모두 경험
"매일 아침 바나나 반조각과 바른 생활"
117살 생일 넉달 앞두고 숨져
한 세기 이상을 살며 후손 300여명을 남긴 미국 최고령자 할머니가 영면에 들었다. 20일 AP통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주민인 헤스터 포드 할머니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16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1904년 8월 15일 태어난 포드 할머니는 올해 117살 생일을 4개월 앞두고 있었다.

출생 연도를 1905년으로 1살 더 작게 표기한 인구조사 기록도 있지만, 어떻게 계산하든 그는 노인학연구그룹(GRG) 명단에 미국 최고령자로 올라 있다. 포드 할머니는 많은 자손을 둔 것으로 유명하다.

14살에 결혼해 이듬해 첫째를 포함해 모두 12명의 자녀를 낳았으며, 이후 손자 68명, 증손자 125명, 고손자 최소 120명을 보았다.
증손자인 타니샤 패터슨 포우는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할머니는 가문의 기둥 같은 사람으로 가족 모두를 너무나 사랑해주었다"며 애도했다.

그는 "할머니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흑인과 흑인 문화의 발전을 대표한 인물로, 우리가 얼마나 진보했는지 상기시켜주셨다"라고 덧붙였다.

포드 할머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농장에서 태어나 목화를 재배하고 밭을 갈며 자랐다. 결혼 후에는 샬럿으로 이사해 줄곧 거주했다.

남편이 1963년 57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포드 할머니는 108세가 될 때까지 홀로 지냈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후 자손들과 함께 살며 보살핌을 받았다.

할머니는 1918년 스페인 독감과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을 두 차례 경험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매일 아침 식사로 바나나 반 조각을 먹은 할머니는 장수의 비결을 물으면 "그저 바르게 살 뿐이지"라면서 "모든 사람은 사랑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포드 할머니가 살던 메클렌부르크 카운티는 지난해 그의 삶을 기리는 의미로 9월 1일을 '헤스터 포드의 날'로 지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