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과거에 갇힌 與, 반도체보다 친일 청산이 중요한가"

민주당 초선 상대로 ‘쓴소리’
“사람이 생각이 끊기면 과거에 갇히고 정신 승리에 빠지게 됩니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62·사진)는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쓴소리 경청 공개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에 빠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개강연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주최로 열렸다. 더민초는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하자 외부인사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겠다며 릴레이 강연회를 기획했다. 행사에는 양향자 의원 등 초선의원 4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최 교수는 “제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다. 그런데 쓴소리를 하러 온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어 곤혹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한 후보가 ‘친일 잔재의 완전한 청산을 다짐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분들이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패배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일갈했다.

최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전략적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친일 잔재 청산이 아니라 안보가지 좌우하는 반도체 문제”라면서 “그런데 왜 아직도 민주당에선 친일 잔재 청산이 중요하고 반도체 문제는 이슈가 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이 성범죄를 저질러 물러났음에도 당헌까지 바꿔 후보를 공천한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최 교수는 “성범죄가 일어나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을 바꿨다”며 “거기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만약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안 냈다고 하면 서울시장은 빼앗겨도 존엄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