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드라마·가무극까지…'70세 발레리노' 나빌레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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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과 삶 관조하는 대사 뭉클“죽기 전에 나도 한번은 날아오르고 싶다. 진짜 무서운 건 하고 싶은데 못하는 상황이 오고, 하고 싶은 게 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거다. 그래서 이 순간이 소중하다.”
"IP 활용의 정석" 호평 이어져
지난달 22일부터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나빌레라’에서 70세에 발레에 도전하는 덕출(박인환 분·사진)은 이렇게 말한다. 뜨거운 열망을 품고 조심스러운 듯 설레는 표정으로 발레를 처음 배우는 덕출의 모습이 아름답다.인생 황혼기에 꿈을 향해 도전하는 덕출과 23세에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나빌레라’ 열풍이 거세다. 발레로 연결된 노년 세대와 청년 세대의 교감과 위로가 감동과 울림의 공감대를 넓히면서다.
박인환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채록의 발레를 보고 뭔가에 홀린 듯 강렬하게 사로잡히는 연기부터 치매에 걸린 연기까지 다채로운 표정을 선보인다. 젊은 배우 송강과의 호흡도 자연스럽다. 늙음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사는 정교하다. 노년의 도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잘 담아냈다.
‘덕며든다(덕출에 스며든다)’는 용어까지 나오는 등 세대를 불문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콘텐츠업계에서 ‘나빌레라’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웹툰부터 드라마, 가무극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지식재산권(IP) 활용의 정석’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작품의 원작은 2016년부터 다음웹툰에서 연재된 Hun 작가의 웹툰이다. 2019년에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으로도 제작돼 배우 진선규 등이 출연했다.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창작가무극도 2년 만에 재공연되며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창작가무극은 서울예술단이 다음달 14~3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덕출 역은 최인형과 조형균, 채록 역은 강상준과 강인수가 연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