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남성, 백화점 '큰손' 됐다

백화점 3사 남성 명품 매출
지난달 두 배 이상 늘어
젊은 남성이 백화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명품뿐 아니라 컨템포러리(준명품) 의류를 찾는 2030대 남성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2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남성 명품 매출은 지난해 3월보다 106% 증가하며 다른 명품 매출 증가세를 압도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 3월 매출 증가율(28%)의 네 배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도 보름 동안의 증가세가 102%에 달한다. 남성 명품 매출 증가율이 여성과 잡화명품 성장세를 모두 앞질렀다. 남성을 제외한 일반 명품 매출은 3월 94%, 이달 들어 79% 증가했다. 컨템포러리 의류의 남성 매출은 지난 3월 71%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남성 명품 매출이 99% 증가하면서 전체 명품 매출 평균(83%)을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올초 문을 연 더현대서울을 제외한 3월 남성 명품 매출이 143% 늘었다. 전체 명품 매출 증가율(100%)을 크게 웃돌았다. 남성 컨템포러리도 96% 늘었다.

백화점의 남성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축은 2030대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스니커즈와 액세서리로 입문해 고가 제품으로 소비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30대 남성들은 사회적으로 결혼 연령대가 늦어진 와중에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을 못 가 경제력에 여유가 생겼다”며 “명품과 상대적으로 고가인 컨템포러리 의류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백화점들도 이에 맞춰 남성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는 명동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 운영하는 남성 명품 전문관에 올 들어 새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본점에는 오는 6월 버버리 남성 매장이 들어온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 본점에 구찌, 프라다, 톰브라운 등 30여 개 남성 명품 브랜드를 모은 남성 명품관을 열 예정이다.

노유정/배정철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