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씨티맨 '소매금융 철수 반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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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기로 하자 전 세계의 전·현직 ‘씨티맨’들이 반대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금융의 미래가 달린 아시아 시장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주장에 반응이 뜨겁다.
SNS에 반대 목소리 봇물
"소비자금융 미래는 亞에 있어
재진출 땐 더 많은 돈 들어"
21일 비즈니스 SNS 링크트인에는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철수 결정에 반대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글쓴이는 대부분 아시아 지역 씨티은행 출신들이다. 이들의 글은 적게는 20~30개, 많게는 3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링크트인에서는 씨티그룹 로고에 하트 모양을 합성한 그림과 ‘#한 번 씨티는 영원한 씨티(onceCitialwaysCiti)’라는 해시태그도 공유되고 있다.한 인사는 “금융, 특히 소비자금융의 미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고 적었다. 홍콩, 대만, 한국, 말레이시아 씨티은행에서 일했다고 밝힌 또 다른 인사는 “몇 년 후 경영진이 바뀌면 씨티그룹은 다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금 팔아넘기는 가격의 3배를 줘야 할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쌓아온 씨티은행의 인력과 문화, 유산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고 했다.
씨티그룹은 1980년대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 진출해 현지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코어뱅킹, 분할 상환 대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앞선 소비자금융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도 1989년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고 1990년에는 ‘24시간 365일’ ATM을 도입했다.
소매금융을 포기할 게 아니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인사는 “옛날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은행의 후선 부서를 50%, 지점을 80% 없애고 직원 임금도 3년간 25%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 ‘데이터’ ‘플랫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빈난새/정소람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