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재건축 규제 완화 '빅딜' 성사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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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선규제, 후완화' 카드…정부 "시장 불안 없게 보완 방안 내놔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정부에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제시하는 '빅딜' 카드를 꺼내 들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로서도 4·7 재보궐 선거를 통해 성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한 터여서 시장이 과열되지만 않으면 민간 재건축 활성화에 굳이 과거처럼 반대할 이유도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워낙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오 시장은 21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아파트지구와 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 단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을 향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우선 이들 지역이 최근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착되고 호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고 선거 이후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축 단지가 모여있는 이들 지역의 주택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오 시장으로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은 일단 모면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정부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을 테니 정부는 안전진단 등 규제를 완화해서 민간사업이 진행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콕 찍어 소개하며 재건축 안전진단 문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오 시장이 이날 신규로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해 있다. 그는 국토부에 안전진단 기준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오 시장으로서도 취임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는커녕 오히려 매우 강력한 규제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토지거래허가구역만 지정하고 끝내선 체면이 서지 않으니 먼저 포석해 놓고 앞으로 정부에 대한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 압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로서도 과거처럼 규제 일변도로 민간 재건축 시장을 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실제 최근에는 기류 변화도 관측되고 있다.
현 주택 정책의 키워드인 '주택공급'이 원활하게만 된다면, 또 시장이 과열되는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면 민간 개발도 굳이 막아설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패닉바잉'을 멈추게 하려면 서울 도심에도 신규주택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2·4 대책을 통해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을 제시하고 사업에 참여할 토지주와 조합 등을 찾고 있었다.
이미 사업 유형별 올해 선도사업 후보지가 속속 나오고 있어 초기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민간 개발이 활성화되면 상대적으로 정부의 2·4 대책에서 제시된 공공 주도 개발사업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차피 압구정이나 목동 등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조합 등은 공공 주도 사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오 시장의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공공 주도든 민간 주도든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2·4 대책을 입안한 변창흠 전 장관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요자들이 공공과 민간 방식 중 마음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선거 이후엔 과도한 규제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당정에서 확산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완화 등 규제 완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정부간 시장의 절대 안정과 초과 이익의 적절한 환수를 전제로 한 민간 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공동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워낙 커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안전진단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아파트만 재건축을 하라는 취지이며, 안전진단 요건을 개선한 것이 2018년으로 몇 년 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완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며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최근 안전진단 제도를 개선한 측면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 외에 추가로 더 확실한 시장 안정 방안을 내놓는다면 신중히 검토해볼 수 있다는 취지다.
한편, 일각에선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모인 지역 위주로 제한적으로 지정되다 보니 그 외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무엇보다 실거주자만 주택을 어렵게 구입할 수 있어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노원이나 용산, 마포 등 나머지 지역의 집값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작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삼성동과 대치동, 청담동, 잠실동 등지는 6월 허가구역 지정이 연장될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정부에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제시하는 '빅딜' 카드를 꺼내 들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로서도 4·7 재보궐 선거를 통해 성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한 터여서 시장이 과열되지만 않으면 민간 재건축 활성화에 굳이 과거처럼 반대할 이유도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워낙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오 시장은 21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아파트지구와 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 단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을 향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우선 이들 지역이 최근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착되고 호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고 선거 이후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축 단지가 모여있는 이들 지역의 주택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오 시장으로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은 일단 모면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정부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을 테니 정부는 안전진단 등 규제를 완화해서 민간사업이 진행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콕 찍어 소개하며 재건축 안전진단 문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오 시장이 이날 신규로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해 있다. 그는 국토부에 안전진단 기준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오 시장으로서도 취임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는커녕 오히려 매우 강력한 규제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토지거래허가구역만 지정하고 끝내선 체면이 서지 않으니 먼저 포석해 놓고 앞으로 정부에 대한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 압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로서도 과거처럼 규제 일변도로 민간 재건축 시장을 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실제 최근에는 기류 변화도 관측되고 있다.
현 주택 정책의 키워드인 '주택공급'이 원활하게만 된다면, 또 시장이 과열되는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면 민간 개발도 굳이 막아설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패닉바잉'을 멈추게 하려면 서울 도심에도 신규주택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2·4 대책을 통해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을 제시하고 사업에 참여할 토지주와 조합 등을 찾고 있었다.
이미 사업 유형별 올해 선도사업 후보지가 속속 나오고 있어 초기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민간 개발이 활성화되면 상대적으로 정부의 2·4 대책에서 제시된 공공 주도 개발사업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차피 압구정이나 목동 등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조합 등은 공공 주도 사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오 시장의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공공 주도든 민간 주도든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2·4 대책을 입안한 변창흠 전 장관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요자들이 공공과 민간 방식 중 마음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선거 이후엔 과도한 규제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당정에서 확산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완화 등 규제 완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정부간 시장의 절대 안정과 초과 이익의 적절한 환수를 전제로 한 민간 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공동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워낙 커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안전진단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아파트만 재건축을 하라는 취지이며, 안전진단 요건을 개선한 것이 2018년으로 몇 년 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완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며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최근 안전진단 제도를 개선한 측면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 외에 추가로 더 확실한 시장 안정 방안을 내놓는다면 신중히 검토해볼 수 있다는 취지다.
한편, 일각에선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모인 지역 위주로 제한적으로 지정되다 보니 그 외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무엇보다 실거주자만 주택을 어렵게 구입할 수 있어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노원이나 용산, 마포 등 나머지 지역의 집값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작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삼성동과 대치동, 청담동, 잠실동 등지는 6월 허가구역 지정이 연장될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