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사는 곳 아니다"…삼성 건조기까지 주는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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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족도 무주택 유지자도 주거용 오피스텔 선호"입지가 역세권이다보니 오가며 들르셨다가, 실제로 모델하우스 보고 많이 놀라시더라구요. 베이도 더 많고 따로 가구나 가전제품 살 필요도 없다보니 아파트보다 낫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분양 관계자)
소형 아파트보다 구조 낫고…빌트인으로 추가 비용 없어
세탁기, 냉장고, 드레스룸 기본…건조기·전기레인지까지 제공
주거용 오피스텔이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평면은 물론이고 빌트인으로 소형 세탁기, 냉장고 정도였던 필수 품목이 건조기, 전기레인지, 초대형 붙박이장까지 추가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이 찾는 수요자들을 겨냥해서다.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9억711만원으로, 5년 전인 2016년 3월(5억5031만원)과 비교하면 64.8% 상승했다.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소형아파트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 부동산114에 의하면 전용 60㎡이하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올 1월 기준 3.3㎡당 3519만원이었다. 지난해 2965만원 대비 1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오른 아파트값, 주거용 오피스텔 찾은 젊은층
젊은층들은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거 대안처로 찾고 있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 유무,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 등에 상관없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더불어 아파트 대체용으로 오피스텔을 찾다보니 보는 눈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요구에 맞춰 설계나 시설들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이러한 경향은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이라고 불리는 방 2개 이상의 오피스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2인 가구에 보태 3인 이상의 가구까지도 수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경기도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에 조성되는 ‘세마역 아피체 더 봄’ 역시도 이러한 오피스텔이다. 전용면적 34㎡와 52㎡로 구성된 171실이다. 전시된 유닛은 주변의 소형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임대아파트인 금암마을 휴먼시아 3단지에는 전용 36㎡와 51㎡와 비교해 볼만 하다. 우선 베이부터가 차이난다. 베이는 기둥과 기둥사이의 구획을 말한다. 베이가 많을 수록 전면을 바라보는 공간이 늘어나다보니, 채광이나 전망 등에서 유리한 게 보통이다.오피스텔 34㎡는 2베이인데 비해 아파트 36㎡는 1베이다. 거실, 침실, 주방 등의 공간은 동일하지만, 갖춰진 구성은 다르다. 오피스텔의 주방은 'ㄷ'자형으로 수납공간이 더 많다. 오피스텔은 전면방에 붙박이로 대형장이 설치되는 반면, 아파트는 후면의 방에 소형장이 들어간다. 아파트는 발코니가 있고 이 공간은 주로 세탁실이 차지한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발코니가 없어 세탁공간이 나오기 어려웠지만, 최근 평면에서는 빌트인으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제공된다.
오피스텔 52㎡는 3베이인데, 아파트 51㎡는 2베이의 구조다. 방 2개와 거실은 갯수가 동일하지만, 욕실은 다르다. 아파트가 욕실이 1개인데 비해 오피스텔은 안방에 별도의 욕실을 마련해 2개다. 오피스텔임에도 안방에 워크인이 가능한 드레스룸이 있다. 주방에 수납공간이 오피스텔이 더 많다.
"눈높이 맞춰라"…시설·옵션 다양해지는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 호실당 1대 이상의 주차공간도 마련했고 도서관, 테라스카페 등과 같은 커뮤니티시설도 있다"며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실수요자건, 투자자건 끌어모을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당첨'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에겐 꿈 같은 이야기가 됐다. 1순위 통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청약통장 납입기간과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가족도 적다보니 청약가점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은 일찌감치 청약을 포기하거나, 무주택을 유지하면서 전셋값 상승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텔을 선호하고 있다. 아파텔은 붙박이장이나 가전제품이 빌트인이다보니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도 있다.이러한 오피스텔은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2월 서울 중구 황학동에 선보인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계 센트럴’은 평균 12.72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로 전 타입이 마감됐다. 'ㄷ'자형 주방을 도입해 동선의 편의성을 높였고, 현관 창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침실에는 대형 드레스룸이 설치된다.
현대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366-7번지 일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장안 센트럴’의 경우, 전용면적 59~78㎡를 판상형 구조로 뽑았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공구 B3블록에 공급하는 '더샵 송도아크베이' 오피스텔에는 전용면적 84㎡가 255실 포함된다. 방 3개와 2개의 욕실 등의 구조로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오산=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