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니코틴 규제 소식에…엇갈린 美 담배주

바이든 니코틴 감축 추진 검토 소식에
美 담배 매출 비중 큰 알트리아·BAT↓
美 비중 낮은 필립모리스·니코틴 적은 XXII↑
증권가선 "규제 시행 여부 미지수" 의견
미국 시장에서 담배주가 흔들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에 니코틴을 대폭 줄이는 규제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탓이다. 다만 사업 구성에 따라 담배주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말버러 담배로 유명한 알트리아그룹(MO)은 3.85% 내린 47.19달러에 장을 마쳤다. 19일엔 무려 6.17%나 내리며 이틀간 낙폭이 10%에 달했다. 같은 날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ADR(BTI) 역시 3.61% 내렸다. 19일 2.22% 떨어진 이후 이틀째 하락이다.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담배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멘솔 담배의 판매금지와 모든 담배의 니코틴 감축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트리아그룹과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는 미국 내 담배매출의 비중이 큰 회사라 규제 소식이 들려오자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비비엔 에이저 코웬 애널리스트는 "니코틴 규제의 주 영향은 영업이익의 85% 이상을 연초 부문(smokeable segment)이 차지하고 있는 알트리아그룹이 받게될 것"이라며 "다만 소송과 항소를 통해 다년간 규제 정책의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규제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한 종목도 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이 그 중 하나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알트리아그룹에서 분사해 나온 회사로 말버러의 미국 외 판권을 갖는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알트리아와 달리 미국 외에서의 사업 비중이 큰 터라 당장 규제 소식이 전해진 19일엔 1.33% 하락했지만 20일엔 2.54%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22세기 그룹(XXII)은 오히려 수혜를 봤다. 19일엔 무려 주가가 10.59% 뛰었고, 20일에도 5.35% 상승했다. 이미 니코틴 함유량이 매우 적은 담배를 팔고 있던 덕이다.

월가에선 담배 규제안 실현 여부에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담 스필먼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니코틴 규제는 담배주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 그러한 규제를 추진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