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창업자 "과거 관심 못받은 삼성, 이젠 최대 경쟁상대"

"반도체, 대만이 세계서 우위 점한 최초 산업"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모리스 창(장중머우) 창업주가 삼성전자를 강력한 경쟁 상대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창 전 창업주가 삼성전자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이례적인 발언을 두고 향후 파운드리 부문 경쟁에서 TSMC와 삼성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임직원들에게 경쟁력 강화 노력을 주문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22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창 전 창업주는 전날 대만 경제일보가 타이베이국제회의센터(TICC)에서 개최한 '2021년 마스터 싱크탱크 포럼' 강연을 통해 "삼성전자는 웨이퍼 제조 분야에서 TSMC의 강력한 경쟁 상대"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관심을 끌지 못하던 삼성이 '두려운 경쟁 상대'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로 점점 변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삼성이 TSMC의 강력한 경쟁 상대인 이유로 한국인들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 등이 대만과 비슷하다는 점을 꼽았다.그는 또 미국이 현재 웨이퍼 제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중국은 20여년 동안 정부가 수백억 달러를 보조했음에도 반도체 제조는 아직 TSMC보다 최소 5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대만이 반도체 외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만한 산업분야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창 전 창업주는 "(반도체 산업을 대체할 산업을) 찾기 어렵다"며 "반도체는 대만이 세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최초의 산업으로 이러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운드리 시장에서 주도자 역할을 하는 TSMC는 최근 1분기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운영 전망과 함께 설비투자를 역대 최대인 300억달러(한화 33조 5100억원)로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