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충전소·AI챗봇…월드IT쇼, 코로나 뚫고 수출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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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IT쇼 202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뚫고 열린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WIS) 2021’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이 행사에는 사흘간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첨단 ICT 축제를 즐겼다. 관람객 수는 작년 12월 열린 ‘한국전자전 2020’(3000여 명)의 10배에 이른다.
"WIS가 좋은 파트너 찾아줬다"
中企 84곳, 바이어와 화상미팅
119건, 2580만달러 상담 이뤄져
사흘간 3만여명 행사장 찾기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큰 중소기업은 WIS를 통해 100억원 규모 신규 수출 기회를 창출했다. 해외 기업 바이어와의 1 대 1 비대면 수출상담회를 통해서다. 연구기관 연구원과 학교 교사, 학생 등도 “WIS가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2580만달러 규모 수출 상담
한국무역협회는 23일 막을 내린 ‘글로벌 ICT 빅바이어 초청 비대면 수출상담회’에서 2580만달러(119건) 규모의 사업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내 84개 중소기업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9개 나라 40개 기업 관계자와 화상으로 만나 수출 계약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무역협회는 수출상담액 중 780만달러가량이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스마트홈 도어폰 개발사 씨브이티는 카자흐스탄 수출 기회를 얻었다. 스마트홈 도어폰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 얼굴을 인식해 출입을 관리하는 기기다. 씨브이티 제품은 사람이 걸어가는 도중에도 얼굴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카자흐스탄 바이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초도물량 100대를 공급하는 방안에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봤다. 조만간 2차 미팅을 열어 계약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AI 기업 로보그램은 인도네시아 바이어를 상대로 AI 교육시스템 수출을 타진했다. 관심을 보인 바이어가 다시 일정을 잡아 계약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약 30만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로보그램은 기대했다.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는 리투아니아 바이어와 AI 기반 챗봇서비스 솔루션 공급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사·연구원도 “WIS 고마워”
상담회 참여 없이 전시만 한 중소기업들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WIS가 큰 힘이 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세계 최초 드론 무인 충전소를 개발한 이스온의 김성일 부사장은 “WIS 기간에 300곳 넘는 기업과 투자자가 찾아와 드론 충전소 공급 계약과 협업 방안 등을 문의했다”며 “조만간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딥러닝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재난재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전시한 스핀어웹의 이종현 대표는 “우리는 아직 제품을 연구개발 중인데도 ‘같이 실증 테스트를 하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어 “WIS를 통해 좋은 협력 파트너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WIS가 기업의 거래처 확장, 투자 유치, 기업 간 협업을 모색하는 커다란 장 역할을 한 것이다.
연구기관 연구원, 학교 교사 등도 ‘WIS의 귀환’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상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섬유산업도 IT와의 융합이 화두”라며 “WIS가 선보인 첨단 ICT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간다”고 말했다. WI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행사를 열지 못했다.공업고 교사인 신모씨(30)는 “학생들 직업훈련과 취업을 연계할 기업을 수시로 발굴해야 하는데 WIS가 열려서 다행”이라며 “덕분에 좋은 기업을 여럿 찾았다”고 했다.
서민준/배성수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