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에드윈 허블, '안드로메다 은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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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1990년 4월 24일.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무게만 11t에 달하는 거대한 우주망원경을 실은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됐다. 30년 넘게 ‘지구인의 눈’ 역할을 맡아 묵묵히 우주를 탐사하는 이 망원경의 이름은 ‘허블우주망원경’. 안드로메다 은하를 발견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딴 것이다.
에드윈 허블은 1889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권유로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과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지만, 이후 천문학에 흥미를 더 느껴 1919년 미국 윌슨산천문대의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1924년 허블은 안드로메다 은하가 지구가 속한 은하 바깥에 존재하는 외부 은하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류의 우주관도 새롭게 정립됐다.1929년 허블은 은하의 속도를 측정해 우주가 서서히 팽창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지된 우주’라는 당대의 통념이 뒤집어진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직접 허블을 찾아가 자신의 이론이 틀렸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허블은 천문학자라는 이유로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1953년 허블이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뒤 노벨상위원회는 천체 물리학자에게도 노벨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