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화이자 백신 18억회분 계약

웃돈 주고 2023년까지 공급받아
국가와 맺은 계약 중 사상 최대
다른 국가들 백신 확보 차질 우려
유럽연합(EU)이 화이자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확보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최대 18억 회분까지 구매하는 계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가와 제약사 사이 맺은 백신 구매계약 중 최대 규모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이번 계약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EU 27개 회원국의 국민 4억5000만 명을 2년 동안 접종하기에는 충분한 물량이다. 앞서 EU는 두 차례 계약을 통해 화이자 백신 6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EU는 올여름이 끝나기 전까지 회원국 국민 중 성인의 70%를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과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이 내놓은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일부가 혈전 형성 부작용을 겪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으로 화이자 백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EU는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웃돈까지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U가 화이자 백신을 입도선매하면서 다른 나라의 화이자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르웨이는 사용하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웃나라에 빌려줬고, 프랑스는 코백스에 기부했다.

한편 성인의 반 이상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미국에서는 백신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는 지난주에 단 한 번도 백신의 추가 선적을 요청하지 않았다. 미시시피주는 백신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포장해서 보내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