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초에 1개씩 팔렸다…편의점서 대박 난 '빵'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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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출시 바람[이슈+]
코로나19 장기화 속 식사빵 수요 '증가'
# 빵을 좋아해 친구들로부터 '빵순이'로 불리는 A씨는 최근 거주하는 오피스텔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식사용 빵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 기간 아침과 점심식사를 차려먹기가 번거로워 편의점을 찾은 게 계기가 됐다. 그는 "과거보다 빵 종류가 다양해졌고 맛도 좋아졌다"며 "상대적으로 소량으로 포장돼 혼자 사는 사람도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편의점 업체가 줄줄이 자체 프리미엄 빵 브랜드를 선보이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과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급증한 식사용 빵 수요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지난 1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빵 ‘브레디크’가 출시 100일(14일 기준) 만에 누계 판매량 510만개를 돌파했다.이같은 브레디크의 호조가 GS25 빵 전체 상품 매출 신장세를 이끌고 있다. 브레디크가 출시된 지난 1월부터 4월(19일 기준)까지 GS25 빵 전체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신장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1600원 이상 프리미엄 빵 매출이 227% 급증했다.
브레디크는 고품질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를 표방해 현재까지 19종의 상품을 선보인 상태다. 최근에는 그룹 브레이브걸스와 공식 모델 계약을 진행하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GS관계자는 "100일간 브레디크 상품 누적 판매량은 1.7초당 1개가 팔린 셈으로, 초대박 상품군으로 성장하고 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채널에 브레이브걸스가 모델로 선정됐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매출이 직전 같은 기간보다 78.3% 뛰었다"고 설명했다.편의점 CU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고급 베이커리 상품군에 대한 초기 반응도 뜨겁다. 4월 CU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매출은 출시 초기인 1월 같은 기간 대비 85.5% 급증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22일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다움'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베이커리 고급화 전략에 나선다. 국내산부터 해외 유명 원재료 등 엄선된 고품질의 원재료를 사용한 식빵과 간식빵 등 4종을 내놨다.
편의점들이 베이커리 상품 고급화에 나선 이유는 기존 인기 상품인 간식용 빵 외에 식사용 빵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빵식(빵+食)’이린 신조어가 생길 만큼 빵으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21일 기준)까지 전체 베이커리 매출은 4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가 상권에서는 2배(106.7%) 이상 신장하며 편의점 베이커리 성장을 주도했다. CU의 경우 지난해 식빵, 모닝롤, 크로와상 등 식사 대용 베이커리 매출이 115.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베이커리 전체 매출이 10% 남짓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신장폭이다.
주택가 외에 오피스 상권에서도 고급빵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편의점 이마트24의 오피스 상권 매장에서 올해 1분기 프리미엄 조리빵 매출은 189% 뛰었다. 전체 매장의 해당 제품 매출 증가율보다 7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박진희 세븐일레븐 베이커리 담당 상품기획자(MD)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밥 대신 빵을 주식으로 먹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베이커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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