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영 김 美의원 "김정은 약속 받아내려면 北인권 지적해야"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영 김 하원의원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미국 내 한국계 이산가족 문제 등을 거론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한국과 협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계 여성 최초의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영 김 의원이 북한 정권의 약속을 받기 위해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련 문제 중 가장 시급한 이슈가 북한 인권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의회 내에서 민주·공화 양당을 가리지 않고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 간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의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침해 현실에 대해 북한과 직접 맞닥뜨리는 것이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우리의 가치를 지켜내고 검증 가능한 약속을 받아내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 있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대북 협상의 우선순위로 인권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국제인권단체들도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북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우선시해달라는 공동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와 세계기독연대(CSW), 북한반인도범죄철폐연대(ICNK), 링크(LiNK) 등 11개 단체는 지난 15일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대북 협상에서 인권 의제를 포함할 것을 약속하고,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을 늘려야 한다”며 이같은 서한을 보냈다. 군사 문제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 현실이 경시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할 것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 모든 사안에 대한 접근을 조율할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부터 북한 비핵화 협상을 이유로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중단해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통과된 미·북 이산가족상봉법안의 성공적인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 노력할 뜻도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법안이 조속히 본회의로 넘어가서 표결에 부쳐지길 바란다”며 “한국 관련 사안을 미국의 중대 관심사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