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올림픽과 무관" IOC위원장 발언 파문…"불에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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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짧은 기간도 논란…바흐 일본 방문 직전에 종료 예정
"감염 대책이 올림픽에 좌우되고 있다"·"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다시 선포될 예정인 가운데 '긴급사태가 올림픽과 관계없다'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임에도 바흐 위원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경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흐 위원장은 21일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긴급사태에 관해 "시기를 한정한 대책이라고 들었다.
골든 위크(4월 말 5월 초 일본 연휴)와 관계있는 것이며 도쿄올림픽과는 관계없다"고 말한 것이 뒷말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한 간부는 "도쿄 주민이나 국민이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강요받는 가운데 '올림픽은 특별하냐'는 불만이 높아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는 바흐의 발언이 현실을 외면한 것이며 매우 정치적이라고 평가했다.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도쿄도 의사회 회장은 "긴급사태 선언이 '큰일'이라고 말하면 대회 취소로 내몰리므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도록 하는 발언을 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줄여서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지 어떤지가 올림픽뿐만 아니라 일본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정말로 올림픽을 열고 싶다면 '이대로는 개최가 어렵다.
감염 확산을 철저히 억제해달라'고 호소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조직위의 어느 간부는 "중요한 것은 국내 여론이며 (바흐의) 발언은 역효과를 부를 뿐"이라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문제의 회견에서 "도쿄는 가장 준비된 올림픽 개최 도시"라고 언급했는데 이런 발언도 일본 여론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일본이 주요국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장 느리고 접종률이 세계 평균을 한참 밑도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바흐의 발언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위의 다른 간부는 "IOC는 일본인의 감정을 모른다.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고 반응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대표대행인 렌호(蓮舫) 참의원 의원은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며 트위터로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긴급사태 기간이 바흐의 일본 방문 일정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짧게 설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바흐는 내달 17∼18일 일본을 방문해 히로시마(廣島)시의 성화 봉송 행사에 참가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이달 25일∼내달 11일까지 2주 남짓 발효할 계획이다.
작년에 선포한 첫 긴급사태가 49일간 유지됐고, 올해 초 발령한 긴급사태가 73일(이상 도쿄 기준)간 이어진 것에 비하면 매우 짧다.
도쿄신문은 작년에 올림픽 연기를 결정한 후에야 첫 긴급사태를 선언했고 올해 성화 봉송 개시 직전에 긴급사태를 해제하는 등 방역 조치가 올림픽 일정에 맞춰 조정됐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직장인(45)은 "코로나가 전혀 진정되지 않았는데 (긴급사태가) 2주라는 것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감염 대책이 올림픽에 좌우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감염 대책이 올림픽에 좌우되고 있다"·"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다시 선포될 예정인 가운데 '긴급사태가 올림픽과 관계없다'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임에도 바흐 위원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경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흐 위원장은 21일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긴급사태에 관해 "시기를 한정한 대책이라고 들었다.
골든 위크(4월 말 5월 초 일본 연휴)와 관계있는 것이며 도쿄올림픽과는 관계없다"고 말한 것이 뒷말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한 간부는 "도쿄 주민이나 국민이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강요받는 가운데 '올림픽은 특별하냐'는 불만이 높아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는 바흐의 발언이 현실을 외면한 것이며 매우 정치적이라고 평가했다.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도쿄도 의사회 회장은 "긴급사태 선언이 '큰일'이라고 말하면 대회 취소로 내몰리므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도록 하는 발언을 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줄여서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지 어떤지가 올림픽뿐만 아니라 일본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정말로 올림픽을 열고 싶다면 '이대로는 개최가 어렵다.
감염 확산을 철저히 억제해달라'고 호소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조직위의 어느 간부는 "중요한 것은 국내 여론이며 (바흐의) 발언은 역효과를 부를 뿐"이라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문제의 회견에서 "도쿄는 가장 준비된 올림픽 개최 도시"라고 언급했는데 이런 발언도 일본 여론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일본이 주요국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장 느리고 접종률이 세계 평균을 한참 밑도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바흐의 발언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위의 다른 간부는 "IOC는 일본인의 감정을 모른다.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고 반응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대표대행인 렌호(蓮舫) 참의원 의원은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며 트위터로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긴급사태 기간이 바흐의 일본 방문 일정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짧게 설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바흐는 내달 17∼18일 일본을 방문해 히로시마(廣島)시의 성화 봉송 행사에 참가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이달 25일∼내달 11일까지 2주 남짓 발효할 계획이다.
작년에 선포한 첫 긴급사태가 49일간 유지됐고, 올해 초 발령한 긴급사태가 73일(이상 도쿄 기준)간 이어진 것에 비하면 매우 짧다.
도쿄신문은 작년에 올림픽 연기를 결정한 후에야 첫 긴급사태를 선언했고 올해 성화 봉송 개시 직전에 긴급사태를 해제하는 등 방역 조치가 올림픽 일정에 맞춰 조정됐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직장인(45)은 "코로나가 전혀 진정되지 않았는데 (긴급사태가) 2주라는 것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감염 대책이 올림픽에 좌우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