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아프간·파키스탄 외무 "탈레반 평화협상 참여해야"

이스탄불서 3국 외무장관 회담…아프간 외무장관은 화상으로 참여
터키·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외무 장관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에 평화협상 참여를 촉구했다. 3국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회담한 후 공동성명을 통해 "평화 협상을 위한 건설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모든 당사자, 특히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국민과 지역, 국제사회가 원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포괄적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고 있는 높은 수준의 폭력을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이스탄불에서 미국 주도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탈레반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스탄불 평화협상은 다음 달로 연기됐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탄불에서 평화 협상을 개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프 아트마르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은 건강 문제로 온라인으로 이날 회담에 참여했다고 차우쇼을루 장관은 전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협상의 공동 주최자로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모든 당사자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했으며,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했다.

미국은 빈 라덴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탈레반이 이를 거부하자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20년이 넘는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탈레반과 평화협상 개시를 조건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에 합의했고,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간 평화협상이 개시됐으나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