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허버' '오조오억'…신조어 둘러싼 젠더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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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버들 과거 영상 자막 논란…사과 잇따라
"페미니스트들의 방식" vs "특권 빼앗겨 불편한가" "'오조오억개'라는 자막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
구독자 100만명대 인기 유튜버 '릴카'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같은 공지를 올렸다.
영상에 들어간 '오조오억개'라는 자막을 두고 뒤늦게 '남성 혐오' 논란이 일자 내놓은 입장이다. 방송인 하하도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 자막에 '오조오억년만에 온 실버버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가 영상을 비공개로 돌렸다.
요리 유튜버 '고기남자'는 과거 영상에 '허버허버'라는 자막을 썼던 것이 재조명돼 사과 영상을 올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조오억', '허버허버'등 신조어가 남성 혐오적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용어 사용을 둘러싸고 젠더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들 용어의 어원을 놓고도 해석이 갈린다.
남성 이용자가 많은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허버허버'가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오조오억' 역시 남성 정자가 쓸데없이 5조5억개나 된다는 뜻을 내포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해당 용어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하거나 단순히 행동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여성 커뮤니티에서 많이 쓰이지만, 남성 혐오의 뜻은 없다는 반박도 있다. 일부 남성들은 이 같은 용어들의 어원과 쓰임새를 두고 남성 혐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기존 페미니스트들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남성 인권운동가'를 표방하는 문성호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대표는 24일 "용어를 지적하는 지금의 양상은 원래 페미니스트들이 하던 방식"이라며 "기존에 쓰이던 용어나 개념을 문제 삼으며 '이것은 여성혐오'라는 식으로 공격했던 적이 많지 않았나"라고 했다.
문 대표는 "본질은 여성 우월 정책으로 부당한 피해를 받아온 남성들이 단합해 적극적인 의사 표출에 나섰다는 것"이라며 "'용어 논쟁'은 이러한 상황 변화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용어, 즉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남성이 독점하던 권력이었으며, 이를 빼앗기는 데 대한 반발심이 최근 현상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은어나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들만이 누려왔던 특권이었다"며 "최근 여성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신조어를 만들고 전파되는 게 남성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는 의도와 무관하게 그 용어만 사용해도 여성운동의 뿌리나 수단으로 보고 공격하는 양상이 보인다"며 "이제껏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만들어낸 여성 혐오 표현들과 남성주의적 사회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페미니스트들의 방식" vs "특권 빼앗겨 불편한가" "'오조오억개'라는 자막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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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명대 인기 유튜버 '릴카'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같은 공지를 올렸다.
영상에 들어간 '오조오억개'라는 자막을 두고 뒤늦게 '남성 혐오' 논란이 일자 내놓은 입장이다. 방송인 하하도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 자막에 '오조오억년만에 온 실버버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가 영상을 비공개로 돌렸다.
요리 유튜버 '고기남자'는 과거 영상에 '허버허버'라는 자막을 썼던 것이 재조명돼 사과 영상을 올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조오억', '허버허버'등 신조어가 남성 혐오적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용어 사용을 둘러싸고 젠더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들 용어의 어원을 놓고도 해석이 갈린다.
남성 이용자가 많은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허버허버'가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오조오억' 역시 남성 정자가 쓸데없이 5조5억개나 된다는 뜻을 내포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해당 용어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하거나 단순히 행동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여성 커뮤니티에서 많이 쓰이지만, 남성 혐오의 뜻은 없다는 반박도 있다. 일부 남성들은 이 같은 용어들의 어원과 쓰임새를 두고 남성 혐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기존 페미니스트들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남성 인권운동가'를 표방하는 문성호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대표는 24일 "용어를 지적하는 지금의 양상은 원래 페미니스트들이 하던 방식"이라며 "기존에 쓰이던 용어나 개념을 문제 삼으며 '이것은 여성혐오'라는 식으로 공격했던 적이 많지 않았나"라고 했다.
문 대표는 "본질은 여성 우월 정책으로 부당한 피해를 받아온 남성들이 단합해 적극적인 의사 표출에 나섰다는 것"이라며 "'용어 논쟁'은 이러한 상황 변화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용어, 즉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남성이 독점하던 권력이었으며, 이를 빼앗기는 데 대한 반발심이 최근 현상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은어나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들만이 누려왔던 특권이었다"며 "최근 여성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신조어를 만들고 전파되는 게 남성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는 의도와 무관하게 그 용어만 사용해도 여성운동의 뿌리나 수단으로 보고 공격하는 양상이 보인다"며 "이제껏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만들어낸 여성 혐오 표현들과 남성주의적 사회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