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광풍] ② "24시간 그래프만 보며 웃고 울고"…2030 '가상화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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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참여자 3명 중 2명꼴로 20·30대…"'벼락거지' 공포감에 코인 뛰어들어"
증권팀 = "코인(가상화폐)으로 돈을 복사해서 '인생 한방' 노린다. "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주도하는 집단은 단연 20·30대다.
그간 뛰어오른 가상화폐 가격에 올라타 '인생 역전'을 이루겠다는 꿈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2030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가격 등락에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코인 중독'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 1분기 거래소 이용자 2배로…신규 가입자 ⅔가 2030
20·30대가 코인 투자 광풍을 이끌고 있다는 점은 각종 수치만 봐도 뚜렷하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신규 가입자는 249만5천여명으로 같은 기간 이들 거래소 전체 이용자(511만4천여명)의 48.8%에 이르렀다.
불과 석 달 만에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사실상 거의 2배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신규 가입자의 63.5%인 158만5천여명이 20·30대로 집계됐다. 이들은 작년에 '동학개미' 운동 선두에 나선 바로 그 세대다.
작년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많은 20·30대가 '대박'의 기회를 보고 증시로 몰려들었다.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취업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는 2019년에는 주식투자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23.9%로 여러 세대 중 최저였으나, 작년에는 39.2%로 가장 높아졌다.
30대도 주식투자자 비율이 2019년에는 28.3%로 40대(30.3%), 50대 이상(33.3%)보다 낮았지만, 작년에는 2번째로 높은 38.8%로 40대(38.5%), 50대 이상(37.0%)을 앞섰다.
작년 3월 한때 1,45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올해 초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거의 2배로 뛰어오르는 가운데 이들은 주식투자에 몰두했다.
그러나 이후 증시 상승 폭이 완만해지면서 변동성이 가라앉자 '더 화끈한' 투자 대상을 찾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20·30대가 급증한 것이다.
물론 각종 개인 투자를 주도하는 40대 이상 세대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1분기 4대 거래소 전체 이용자 중 40대 이상은 128만1천여명으로 20·30대(233만6천여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1인당 예치금은 233만원으로 20·30대(136만원)의 약 1.7배에 이르러 자금력 면에서는 2030 세대를 앞섰다.
문제는 24시간 거래가 계속되고 가격이 극심하게 출렁거리는 가상화폐 시장 특성 때문에 온종일 가격 그래프만 들여다보면서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받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년 '역대급' 상승장으로 투자를 처음 맛보면서 증시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2030 초보 투자자의 상당수가 '코인에선 돈이 복사가 된다'식의 낙관론에 휩싸여 손쉽게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당장 지난 23일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15%가량 급락하자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십%대 손실을 봤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 "벼락거지 되기 싫어 시작"…하락장엔 "살 떨려"
이들 투자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든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상승장에서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두려움,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였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회사원 A(32)씨는 "주변에서 동료들이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혼자만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마침 월급날이 돌아와 최근 화제가 되는 도지코인에 500만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산 지 얼마 안 돼 가격이 빠지는 것을 보니 업무에 집중도 안 되고 너무 살이 떨려 도저히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업료라 생각하고 손절매했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B(29)씨는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될 것 같아서 이달 중순 비트코인에 800만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하락을 감당하기 힘들어 계속 그래프를 쳐다보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여 저점에서 1천만원까지는 추가 매수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년층에서는 기존 주식투자 경험이 있어 가상화폐 투자에도 개방적인 투자자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C(50)씨는 "작년 초부터 3천만원을 투자해 현재 20여개 종목에서 총평가액이 8천만원가량 된다"며 "매입 후 보유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주식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본 종목도 있고 이익을 본 종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두고 거품이라고 하는데 몇 년 새 10억원씩 오른 서울 아파트값도 말이 안 돼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식 종목을 분석하듯 가상화폐도 심도 있게 분석해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 D(33)씨는 "미국 주식을 공부하다가 비트코인 채굴기업을 알게 됐고, 그러다 보니 가상화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3년 전보다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됐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장 코인'이 될 만한 가상화폐를 선별해 투자한다는 그는 "투자한 코인이 왜 좋은지 남에게 설명할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있더라도 앞으로 2∼3년을 내다봤을 때는 시장이 보완되고 안정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대박의 꿈, 주식→비트코인→알트코인으로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에서 더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화폐를 통칭하는 말로 국내에서는 이른바 '잡코인'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목받은 대표적 알트코인이 바로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일본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로 채택해 재미 삼아 만든 가상 화폐로 한동안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갑자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접 투자하고 여러 차례 트윗을 올리며 지원 사격에 나서자 가격이 폭등했다.
도지코인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상장일인 지난 2월 24일 65원에서 지난 19일 최고 575원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상승률은 78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5천511만원에서 7천146만원으로 약 3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도지코인의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또 지난 20일 빗썸에 상장한 알트코인 '아로와나토큰'은 상장일에 상장가 50원의 1천 배에 이르는 5만3천80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은 점점 알트코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업비트에서 도지코인 거래대금은 3조1천477억원으로 비트코인 거래대금 1조6천79억원의 약 2배 규모다.
하지만 정보가 빈약한 알트코인이 인기를 끌자 주식 리딩방과 비슷한 코인 리딩방이 메신저 등을 통해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 피해도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가상화폐는 법 테두리 밖에 있어 단속과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고 피해를 보아도 구제를 받을 길이 없다.
◇ "과열 분위기…조정 불가피할 것", "제도적 변화 유의해야"
이에 따라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심각하게 과열됐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이미 광풍의 영역으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며 "너무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르다.
특히 일부 알트코인 중에서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격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 시장에서도 고평가다, 저평가다 얘기들을 하지만 (특별한)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가상화폐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산들이다 보니 가격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변동성이 크다.
알트코인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도 많지 않고 정보도 약한 투자자들이 알트코인 같은 데 들어가서 도박과 비슷한 투자를 하는 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가상화폐와 관련된 제도적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 연구위원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과열됐기 때문에 조정 폭도 더 크고 조정 기간도 더 길어질 것"이라며 "종목별로 조정이 굉장히 양극화되는, 비트코인 등 '대장 코인'은 상대적으로 조정을 가볍게 받고 나머지 알트코인들은 아주 가혹한 수준의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요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언제든 가상화폐 관련 제도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적정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고 '얼마나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유동성 환경이 어떤지' 이런 정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제도적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 교수도 "가상화폐거래소가 9월에 폐쇄될 수 있는 등 법·제도가 문제"라며 "거래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투자자 보호 규제는 약하고 정부도 보호해줄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웬만하면 (영세한)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증권팀 = "코인(가상화폐)으로 돈을 복사해서 '인생 한방' 노린다. "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주도하는 집단은 단연 20·30대다.
그간 뛰어오른 가상화폐 가격에 올라타 '인생 역전'을 이루겠다는 꿈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2030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가격 등락에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코인 중독'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 1분기 거래소 이용자 2배로…신규 가입자 ⅔가 2030
20·30대가 코인 투자 광풍을 이끌고 있다는 점은 각종 수치만 봐도 뚜렷하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신규 가입자는 249만5천여명으로 같은 기간 이들 거래소 전체 이용자(511만4천여명)의 48.8%에 이르렀다.
불과 석 달 만에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사실상 거의 2배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신규 가입자의 63.5%인 158만5천여명이 20·30대로 집계됐다. 이들은 작년에 '동학개미' 운동 선두에 나선 바로 그 세대다.
작년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많은 20·30대가 '대박'의 기회를 보고 증시로 몰려들었다.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취업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는 2019년에는 주식투자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23.9%로 여러 세대 중 최저였으나, 작년에는 39.2%로 가장 높아졌다.
30대도 주식투자자 비율이 2019년에는 28.3%로 40대(30.3%), 50대 이상(33.3%)보다 낮았지만, 작년에는 2번째로 높은 38.8%로 40대(38.5%), 50대 이상(37.0%)을 앞섰다.
작년 3월 한때 1,45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올해 초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거의 2배로 뛰어오르는 가운데 이들은 주식투자에 몰두했다.
그러나 이후 증시 상승 폭이 완만해지면서 변동성이 가라앉자 '더 화끈한' 투자 대상을 찾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20·30대가 급증한 것이다.
물론 각종 개인 투자를 주도하는 40대 이상 세대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1분기 4대 거래소 전체 이용자 중 40대 이상은 128만1천여명으로 20·30대(233만6천여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1인당 예치금은 233만원으로 20·30대(136만원)의 약 1.7배에 이르러 자금력 면에서는 2030 세대를 앞섰다.
문제는 24시간 거래가 계속되고 가격이 극심하게 출렁거리는 가상화폐 시장 특성 때문에 온종일 가격 그래프만 들여다보면서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받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년 '역대급' 상승장으로 투자를 처음 맛보면서 증시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2030 초보 투자자의 상당수가 '코인에선 돈이 복사가 된다'식의 낙관론에 휩싸여 손쉽게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당장 지난 23일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15%가량 급락하자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십%대 손실을 봤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 "벼락거지 되기 싫어 시작"…하락장엔 "살 떨려"
이들 투자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든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상승장에서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두려움,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였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회사원 A(32)씨는 "주변에서 동료들이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혼자만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마침 월급날이 돌아와 최근 화제가 되는 도지코인에 500만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산 지 얼마 안 돼 가격이 빠지는 것을 보니 업무에 집중도 안 되고 너무 살이 떨려 도저히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업료라 생각하고 손절매했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B(29)씨는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될 것 같아서 이달 중순 비트코인에 800만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하락을 감당하기 힘들어 계속 그래프를 쳐다보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여 저점에서 1천만원까지는 추가 매수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년층에서는 기존 주식투자 경험이 있어 가상화폐 투자에도 개방적인 투자자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C(50)씨는 "작년 초부터 3천만원을 투자해 현재 20여개 종목에서 총평가액이 8천만원가량 된다"며 "매입 후 보유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주식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본 종목도 있고 이익을 본 종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두고 거품이라고 하는데 몇 년 새 10억원씩 오른 서울 아파트값도 말이 안 돼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식 종목을 분석하듯 가상화폐도 심도 있게 분석해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 D(33)씨는 "미국 주식을 공부하다가 비트코인 채굴기업을 알게 됐고, 그러다 보니 가상화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3년 전보다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됐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장 코인'이 될 만한 가상화폐를 선별해 투자한다는 그는 "투자한 코인이 왜 좋은지 남에게 설명할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있더라도 앞으로 2∼3년을 내다봤을 때는 시장이 보완되고 안정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대박의 꿈, 주식→비트코인→알트코인으로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에서 더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화폐를 통칭하는 말로 국내에서는 이른바 '잡코인'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목받은 대표적 알트코인이 바로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일본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로 채택해 재미 삼아 만든 가상 화폐로 한동안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갑자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접 투자하고 여러 차례 트윗을 올리며 지원 사격에 나서자 가격이 폭등했다.
도지코인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상장일인 지난 2월 24일 65원에서 지난 19일 최고 575원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상승률은 78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5천511만원에서 7천146만원으로 약 3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도지코인의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또 지난 20일 빗썸에 상장한 알트코인 '아로와나토큰'은 상장일에 상장가 50원의 1천 배에 이르는 5만3천80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은 점점 알트코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업비트에서 도지코인 거래대금은 3조1천477억원으로 비트코인 거래대금 1조6천79억원의 약 2배 규모다.
하지만 정보가 빈약한 알트코인이 인기를 끌자 주식 리딩방과 비슷한 코인 리딩방이 메신저 등을 통해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 피해도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가상화폐는 법 테두리 밖에 있어 단속과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고 피해를 보아도 구제를 받을 길이 없다.
◇ "과열 분위기…조정 불가피할 것", "제도적 변화 유의해야"
이에 따라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심각하게 과열됐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이미 광풍의 영역으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며 "너무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르다.
특히 일부 알트코인 중에서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격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 시장에서도 고평가다, 저평가다 얘기들을 하지만 (특별한)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가상화폐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산들이다 보니 가격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변동성이 크다.
알트코인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도 많지 않고 정보도 약한 투자자들이 알트코인 같은 데 들어가서 도박과 비슷한 투자를 하는 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가상화폐와 관련된 제도적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 연구위원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과열됐기 때문에 조정 폭도 더 크고 조정 기간도 더 길어질 것"이라며 "종목별로 조정이 굉장히 양극화되는, 비트코인 등 '대장 코인'은 상대적으로 조정을 가볍게 받고 나머지 알트코인들은 아주 가혹한 수준의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요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언제든 가상화폐 관련 제도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적정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고 '얼마나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유동성 환경이 어떤지' 이런 정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제도적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 교수도 "가상화폐거래소가 9월에 폐쇄될 수 있는 등 법·제도가 문제"라며 "거래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투자자 보호 규제는 약하고 정부도 보호해줄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웬만하면 (영세한)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