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천재소녀' 헨더슨, 미국 투어 통산 10승 기록
입력
수정
3위로 4라운드 시작…4타 줄이며 짜릿한 역전승캐나다 골프의 간판 브룩 헨더슨(24)이 2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에어프레미아 LA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4타를 줄인 통쾌한 역전승으로 LPGA투어 통산 10승에 깃발을 꽂았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 5143만원).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6)은 공동3위로 아쉽게 시즌 첫승을 놓쳤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공동 3위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CC(파71·645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헨더슨은은 선두 제시카 코르다(28·미국)에 4타 뒤진 3위로 시작했다. 경기 초반부터 헨더스는 추격에 속도를 냈다. 2번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5번 홀(파4) 버디, 7번 홀(파3) 버디를 몰아치며 고진영과 코르다를 압박했다. 헨더슨은 "선두와 차이가 꽤 됐지만, 내가 하려던 플레이만 하자. 그리고 가능하면 많은 버디를 잡자고 다짐하고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고 밝혔다.헨더슨은 날카로운 샷 감각에 행운까지 더해지면서 승승장구했다. 고진영이 10번홀까지 버디 1개, 보기 1개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코르다는 2타를 잃으며 헨더슨에게 여유가 생겼다. 헨더슨은 11번홀(파4), 12번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가져왔다. 12번홀 티샷이 그린에서 멀어지는 실수를 했지만 20m 장거리 칩샷이 홀에 적중했다. 같은 구간에서 고진영은 연속 보기를 기록해 헨더슨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헨더스는 14번홀(파4)로 한번 더 달아났다가 난도 높은 18번홀(파3)를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헨더슨은 '캐나다의 국민 여동생'으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캐나다의 국기인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그는 18살에 골프로 전향했다.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무장한 천재소녀의 등장에 캐나다 갤러리들은 열광했다. 그가 출전하는 대회에는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캐나다 팬들이 응원에 나섰다.
이번 우승으로 헨더슨은 캐나다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투어에서 통산 10승 기록을 세웠다. 2015년 첫 우승 이후 2019년까지 해마다 우승을 챙겼지만 지난해에는 우승이 뚝 끊겼다. 10번 출전 중 톱10에 6번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번 우승은 지난 2019년 6월 마이어 클래식 제패 이후 22개월 만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헨더슨이 우승하는 법을 다시 기억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정말 잘하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우승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자신감 되찾은 게 더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이날 1오버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코르다(15언더파 269타)에 이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반에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지만 후반 들어 샷이 난조를 보이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고진영은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헨더슨의 우승이 확정되자 가장 먼저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친하게 지내는 헨더슨이 언젠가 우승하면 축하해줘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마침 오늘 우승했다. 다만 다음에 우승 경쟁을 하면 냉정하게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소연(31)은 이날 하루 3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5위, 이정은(25)은 7위(11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박인비(33)는 공동 15위(6언더파 278타), 김세영(28)은 공동 17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LPGA 투어는 이제 무대를 아시아로 옮긴다.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을, 다음주에는 태국에서 혼다 LPGA 타일랜드를 개최한다.
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