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文대통령 존중한 적 없다"…靑 "무대응"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날선 비판을 담은 성명서를 내놨지만 청와대는 공식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자칫 사실공방으로 번질 경우 괜한 오해가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메일 성명서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됐는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5일 청와대 관계자는 "외국 전직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비판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올렸을 뿐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한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건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 이상 그곳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독설을 많이 올리는 사람 아니냐"며 "대응하는 것이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괜한 설전으로 문제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바 있다.

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