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활성화 위해 판매사가 보수 책정을" 자본시장硏 보고서

공모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판매 보수를 판매사가 결정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의 필요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자본연은 판매 보수를 자산운용사가 결정하는 판매 보수 수취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운용사로선 판매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수를 높게 정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판매 보수가 과하게 책정되는 문제를 낳는다는 게 이유다.권민경 자본연 연구위원은 “다수 고객을 보유한 대형 판매사는 상품의 흥행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며 “운용사는 판매사의 추천 리스트에 자사 상품을 포함시키기 위해 관행처럼 판매 보수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했다.

높은 보수는 투자자들이 공모펀드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자본연의 생각이다. 실제로 주요 펀드의 판매 보수는 운용 보수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자본연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판매 보수는 0.91%(C클래스 기준)로 운용 보수(0.39%)의 두 배를 넘는다. KB밸류포커스펀드의 판매 보수도 1.0~1.5% 수준으로 운용 보수(약 0.7%)를 크게 넘어선다.

자본연은 판매사가 자신들의 보수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방식은 판매사 간 경쟁을 유도해 보수를 낮추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권 연구위원은 “판매 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가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벌일 수 있으며, 경쟁의 혜택은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판매사가 투자자에게 펀드를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공모펀드 투자자는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데, 한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펀드 전체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만약 여러 펀드에 포트폴리오식으로 투자하면 변동성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자본연의 판단이다.

권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식형 펀드 손실폭이 40%에 달하면서 공모펀드 붐이 한순간에 소멸했고 그 이후에도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