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SUV보다 넓고…스포츠카처럼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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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 타보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넓은 공간에 고성능 스포츠카 같은 가속력.
대형차 수준 실내공간…뒷좌석도 넉넉
AWD 모델 제로백 5.2초밖에 안 걸려
바이오 페인트 적용으로 새 차 냄새 없어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 시승에서 받은 느낌이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모델. 두 시간여 운전한 아이오닉 5는 디자인, 공간, 주행 성능, 충전 기술 등 대부분 측면에서 만족스러웠다. 1분기 말 기준 4만 대 이상 사전 계약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
첫인상은 아날로그의 친숙함과 디지털의 낯선 이미지가 교차한 모습이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파라메트릭 픽셀’과 포니를 닮은 뒷모습이 어우러졌다. 키를 들고 다가가 열림 버튼을 누르니 기존 사이드미러를 카메라와 모니터로 바꾼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펼쳐졌다. 도어 손잡이도 동시에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운전석에서 본 양쪽 모니터는 후방 사각지대를 크게 줄여줬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움직이는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뒤로 140㎜까지 밀었더니 1열 공간이 크게 넓어졌다. 다만 다소 강한 힘으로 당기거나 밀어야 움직일 수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적용으로 구현한 실내 공간은 기존 차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대형차 수준인 3000㎜에 이르는 축간거리 덕분이다. 운전석 시트 등받이와 쿠션 각도는 편안하게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조절이 가능했다.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하나의 유리로 덮은 실내 디스플레이는 ‘편안한 거주 공간’이라는 테마를 대변하는 듯했다. 뒷좌석에선 편안하게 앉아도 무릎 앞 공간이 충분했다.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는 앞으로 135㎜까지 이동된다. 트렁크도 넉넉했다. 골프백 4개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공간이다.
간혹 시승하면 ‘새 차’ 냄새로 머리가 지끈거릴 때도 있지만 아이오닉 5 실내는 바이오 페인트와 친환경 가죽 및 패브릭이 적용된 덕분에 원래 타던 차처럼 편안했다.
하이차저로 쉽고 빠르게 충전
주행에서 우선 놀란 점은 전기차 특유의 고요함이었다. 이내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눈길이 쏠렸다.가속 페달을 밟자 최대 토크 350Nm의 강력한 힘이 순식간에 속도를 높였다. AWD 모델은 최대 토크가 605N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5.2초에 불과하다.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에서 ‘노멀’로 전환한 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했다. 시속 100㎞ 제한 구간에서 설정 속도를 100㎞로 맞춘 뒤 달리던 중 도로 상황이 시속 80㎞ 제한으로 바뀌자 차량도 알아서 최고 속도를 80㎞로 낮춰서 운행했다.충전을 위해 찾은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엔 350㎾급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가 총 8개 설치돼 있었다. 하이차저는 아이오닉 5처럼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충전할 때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연결선에 부분 자동화 방식이 적용돼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손쉽게 충전구를 연결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충전소 도착 때 배터리 잔량은 47%, 주행가능거리는 195㎞였지만 하이차저로 7분 정도 충전하자 64%, 281㎞로 금세 늘어났다. 충전구 내 10개의 네모 모양으로 구성된 픽셀 인디케이터가 차량 외부에서도 배터리 충전량을 알려줘 유용했다.
시승한 프레스티지 모델(주행거리 405㎞·20인치 휠)은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가격이 5455만원이다. 국비 보조금 최대액(800만원)에 서울시 보조금 최대액(400만원)을 합치면 서울에선 4255만원에 살 수 있다. 익스클루시브 모델(주행거리 429㎞·19인치 휠)은 378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