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신 9900만명분 확보" vs 野 "못 믿겠다"

홍남기 "9월 말까지 전국민 70% 접종"
국민의힘 "이미 여러 번 국민 낙담 시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백신 수급 및 접종 관련 계획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화이자 백신 4000만회분 추가구매계약 체결에 따라 한국은 총 1억 9200만회분, 즉 9900만명 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 총리대행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4월 말까지 300만명, 6월 말까지 1200만명, 9월 말까지는 전국민의 70%인 3600만명,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정부 계획을 설명했다.홍 총리대행은 "집단면역 달성시기를 보다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나아가 18세 미만 접종 확대, 변이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3차 접종 등 추가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 발표에 대해 불신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발표에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그래서, 나는 언제 접종받을 수 있나"라고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홍남기 직무대행의 오늘 발표가 모두 유효한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진다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그래서, 나는 언제 접종할 수 있나'라는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비밀유지 조항 운운하며 변죽만 울리지 말고, 예상되는 접종 날짜를 정확히 알려 달라. 벌써 국민을 몇 번이나 낙담시켰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뉴질랜드는 5만 명이 모여 콘서트를 열었는데, 코리아는 5명이 모여 밥을 먹을 수도 없다"며 "정부는 1년 넘게 백신 확보에 대한 오판과 게으름으로 서민경제를 말 그대로 파탄나게 만들었다. 집단면역이 늦어지는 피해로 인한 국민적 재앙 상황에 대해서는 반드시 국회 국정조사와 백서 작성을 통해 역사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11월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모더나 백신 도입 지연과 관련 "두 회사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빨리 계약하자고 재촉하는 상황"이라며 "백신 확보에서 불리하지 않은 여건"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은 아프리카 르완다 등 제3세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에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백신 수급 부족이 현실화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V'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때문에 보수 야권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백신이 국내에 들어오는 날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정확한 백신 도입 날짜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