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인플레이션은 호재?…'인플레 수혜株' 주목하는 월가

물가 상승에 물건값 올리는 美기업
가격 결정력 가진 회사엔 수혜
경기반등이 가시화되면서 물가 역시 뜀박질을 하고 있다. 통상 물가 상승은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이기에 주식시장엔 악재로 받아들여 진다. 그러나 월가에선 약간의 물가 상승은 가격 전가가 가능한 몇몇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가격 결정력을 가진 회사에게는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좋을 것"이라며 "가격을 빨리 올릴 수 없는 경우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최근 미국에서는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하며 전달(1.7%) 상승률을 웃돌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경기가 회복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기업들 입장에선 물가가 오르면 원재료 가격이 뛴다. 이에 여러 기업들이 물건값을 올리기에 나섰다. 세계 최대 소비재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국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올 가을부터 생리대, 면도기, 세제 등 자사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기스 기저귀로 유명한 킴벌리 클라크 역시 오는 6월 말부터 기저귀, 화장지 등 자사 제품의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제품값이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패트릭 팔프리 크레딧스위스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이 이익을 올리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것을 보고있지만 그 결정이 기업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경기 회복과 리플레이션(경기 회복 초입에 완만한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을 동반하는 현상) 양쪽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을 꼽았다. △브로드컴(AVGO) △CNH인더스트리얼(CNHI) △에머슨일렉트릭(EMR) △허크홀딩스(HRI) △헤스(HES) △메리어트인터내셔널(MAR) △프린시펄 파이낸셜 그룹(PFG) △유니온 퍼시픽(UNP) △월트디즈니(DIS)가 그 예다. 리플레이션 테마의 경우 가격 결정력이 있는 인플레이션 수혜주가 포함됐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