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 사용 간편하게...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 솔루션 '리보'개발]

리모컨으로 작동 ...음성,통화 녹음에 영어 점자사전 기능
UN 글로벌이노베이션 세미나 발표...20여개국에 수출도
스마트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용자는 더 좋고 편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시각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제한된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전면이 매끄러운 스크린으로 이루어져 물리적 버튼이 있던 피처폰 시절보다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지원하는 보조 기능을 활용해도 복잡하고 속도가 더뎌 불편함이 존재했다.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 ‘리보’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리보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솔루션을 개발하는 소셜벤처기업이다. 안재우(53) 리보 대표는 “리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보조공학기기”라며 “리보를 사용해 본인의 스마트폰을 편하고 빠르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리보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한다. 보지 않고서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20여 개 버튼이 있어 시각장애인이 화면 터치 없이 리모컨처럼 버튼을 눌러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을 자유롭고 자신 있게 소리를 들으면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전화 걸기와 받기, ARS 텔레뱅킹 등은 물론 문자나 카톡 메시지를 편하고 빠르게 보낼 수 있다. 신용카드 정도의 크기로 휴대가 간편해 야외 활동 중에도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편리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안 대표는 “리보는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하고 일상에서 더 많은 일을 스스로 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라고 말했다.
리보는 최근 신규 제품을 출시했다. 메모가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 녹음과 통화 녹음, 음성과 진동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계, 계산기, 점자 사전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점자 사전은 음성을 통해 점자를 학습하고 모르는 점자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한글과 영어를 지원하며 차츰 지원 언어를 확장할 계획이다.

점자 사전 기능은 리보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 공모에 채택되면서 개발됐다. 안 대표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 90% 이상이 점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학습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 시각장애인의 점자 학습과 활용에 도움이 되는 점자 사전 솔루션을 목표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KOICA CTS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과 검증을 했고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 본부에서 개최한 유니세프 주관 전시회에 초청을 받아 UN 글로벌이노베이션 세미나 발표 등의 활동을 하면서 솔루션의 가치와 가능성을 알렸다.

리보는 솔루션의 가능성을 검증받아 케이비인베스트먼트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를 받았으며, 신용보증기금 유망 스타트업 보증제도인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에도 선정됐다.

리보는 현재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 구입과 더불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정보화진흥원, 경기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를 통해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안 대표는 “구상했던 솔루션이 제품으로 출시되고 이를 반기는 시각장애인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창업의 보람을 느낀다”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이 좋아하는 제품으로 회사가 보람 있는 성장을 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 한경잡앤조이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