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급식 미투' 이어지자…軍 "격리자는 일과 중 핸드폰 허용"

최근 논란이 된 코로나19 격리 장병 급식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계정 캡처
군이 코로나19 격리 장병들에 대해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군이 격리 장병들에 대해 부실한 급식과 열악한 격리 시설 등 부실한 처우로 일관했다는 폭로가 잇달아 나오자 대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군이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방부는 26일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비 군 방역태세 강화를 위한 긴급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장병 격리간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해 격리 병사는 격리 공간 내 부대 활동 등 별도 사유가 없는 한 평일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되 자기개발 등 생산적 활동을 유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격리 장병을 대상으로 선호 메뉴를 10~20g 가량 증량 배식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도시락을 배식할 때 간부의 입회 하에 배식을 감독하고 식자재 공급을 위해 식수인원을 고려해 식재료의 정량 청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울과 분배 도구 비치 여부도 확인한다. 국방부는 자율운영부식비를 추가집행하고 예산 증액 등을 통해 급식 여건 전반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대응은 최근 SNS상에서 휴가 후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의무 격리된 장병들에 대한 급식과 생활 여건이 터무니없다는 폭로가 터져나오고 나서야 이뤄졌다. 논란은 한 군 장병이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부실 식사 사진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이 제보자는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냐”며 “휴가 다녀온 게 죄냐”고 반문했다. 장병들의 폭로가 잇달며 논란이 커졌고, 군이 사진을 찍은 병사들을 색출했다는 제보까지 이어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국방부는 이날 전력자원실장을 직접 현장 부대에 파견해 격리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급식과 격리 시설을 점검했다. 서 장관은 격오지 장병들이 격리가 필요할 경우 상급부대나 민간 격리시설 등 준비된 격리시설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조정·통제하고 각 군간 협조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격리 시설 내 세탁기·건조기 우선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도록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송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