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거래 뒤 '돈 빌려달라' 협박…같은 동네 사는데 어쩌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속적 피해 있어야 처벌"
지역 기반 거래라는 점 악용해 '스토킹' 범죄도 빈번
사진=당근마켓
동네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거래를 한 후 상대방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경북 영주에 사는 A씨는 당근마켓을 이용해 중고거래를 한 후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한 동네 주민에게 중고 컴퓨터를 팔아서 직접 설치해주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거래 상대자로부터 '로또 당첨금 수령해야 해서 교통비 좀 빌려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단칼에 거절하니 그때부터 지독한 협박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거래 상대자 B씨는 A씨가 자신의 요구대로 돈을 주지 않자, 10통이 넘는 전화를 하고 욕설 메시지는 물론이고 "너 걸리면 내가 애들 풀어서 조져줄게. 이틀 뒤에 보자"는 협박성 메시지까지 남겼다.

A씨는 "B씨의 거주지는 집에서 2㎞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거래하며 교환했던 번호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까지 공개돼 B씨가 가족들의 얼굴까지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해야 수사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A씨는 "B씨가 아들의 연락처까지 알아내 지속적으로 협박을 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저 협박 증거를 모으는 것뿐"이라고 했다.

한편 당근마켓에서는 지역 기반 거래라는 점을 악용해 여성 이용자들을 노린 성희롱, 스토킹 범죄도 빈번하게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당근마켓은 동네 기반 중고 거래 어플리케이션으로 본인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6km 안에 있는 이들과만 거래가 가능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