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현동 부지에 역사문화공원

대한항공·서울시·LH '3자 매각'
권익위 조정…갈등 일단락

1997년부터 방치된 서울 송현동 3만7000㎡(1만1200평·사진) 규모 땅이 24년 만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3자 매각 조정서가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최종 확인해 화해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조정서에는 대한항공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부지를 매각하고, LH는 이 부지를 서울시 시유지와 교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 서울시, LH 세 곳은 지난달 31일 권익위 주재로 해당 조정서에 합의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지난해 6월 권익위에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고충 민원을 신청한 지 10개월 만에 서울시와의 갈등 해소 국면을 맞게 됐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려 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공원부지로 지정하면서 매각할 수 없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직접 사들이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가격 산정을 놓고 갈등이 벌어졌다.

권익위 조정안에 따라 LH는 서울시로부터 확보한 시유지를 주택공급용 택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노력 계획을 이행하는 데 매각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 가격은 감정평가법인 4곳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액으로 정한다. 4670억~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서부면허시험장, 서울의료원 부지 등이 교환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교환 부지 선정을 둘러싼 지역 주민 반대 등이 막판 변수로 꼽힌다.

권익위 측은 늦어도 연내 3자 간 매각 계약 및 대금 지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초 서울시의회에선 조정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는 조만간 송현동 부지에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과거 송현동 부지는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됐다. 1997년 삼성생명이 사들였다가 2008년 대한항공이 약 2900억원에 매입했다.

정지은/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