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활성화法도 진영 논리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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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벤처협회장 출신 이영 의원“국회와 정부는 차라리 벤처·산업 정책에서 손을 떼는 게 낫다.”
"부실법안 만드느니 차라리 손 떼야"
이영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27일 국회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달리는데 걸릴 수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인력·논의 과정·전문성 등으로 부실 법안을 만드느니 차라리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풀어주고 이후 수정·보완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벤처기업인 출신으로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을 지내다가 21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 정치가 이렇게까지 ‘갈라파고스화’돼 있는지 오기 전까지 몰랐다”며 “오직 이슈만 좇고, 정무적 판단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은 ‘산업을 위한 정치’ ‘경제를 위한 정치’ ‘교육을 위한 정치’ 등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 벤처 정책 논의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처음에 벤처 활성화를 위해 발의한 법안도 시간이 지나면서는 진영 논리에 휩싸이게 된다”며 “벤처 법안은 나중에 ‘재벌 논란’에 막히고, 신산업 관련 법안은 기득권 이해관계자들의 ‘표’에 막힌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벤처기업에 대한 차등의결권’ 역시 ‘재벌세습 논란’에 휩싸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는 “항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이 있다면 부작용을 줄이려고 노력해야지, 치료 자체를 없애려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내 유권자만 대상으로 하는 ‘내수 비즈니스’인 정치가 산업을 다룰 때는 늘 틀에 갇히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달리 산업의 영역은 국경이 없다”며 “표만 생각하면 임박한 선거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전체가 후퇴한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