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길 주인도대사 "병실 확보가 전쟁…대사관 요청도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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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발생기 구입 등 교민지원 총력…항공운항 중단 교민 우려 전달"
"경계심 흐트러지면서 이번 사태 발생…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교민에게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빈 병실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병실 확보 자체가 전쟁인 상황이에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지옥 같은 상황에 처한 인도에서 교민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신봉길(66) 주인도대사의 말이다.
신 대사는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인도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데 이번 2차 유행의 감염 속도가 워낙 빨라 병원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연일 30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이 수치는 1만명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병실, 의료용 산소 등이 크게 모자라는 상황이다. 신 대사는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감염된 교민의 수는 100여명"이라며 "대부분 자택에서 격리 중이지만 위급할 경우 병실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인도 교민 A씨가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뒤늦게 병상을 확보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기도 했다.
신 대사는 "교민 환자에 대한 특별 배려를 해달라고 대사관 차원에서 이곳 병원에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대사관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사관은 병실 확보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네트워크를 총동원, 여러 정보를 교민에게 제공하는 중이다.
홈페이지와 교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원 치료 절차, 병원 담당 공무원, 산소통 구입처 등의 정보도 공유했다.
대사관에도 지금까지 확진자가 15명 이상 발생했지만, 가용 인력을 모두 투입해 교민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신 대사는 "올해 초 만일을 대비해 산소발생기 3대를 샀으며 현재 필요한 교민에게 교대로 대여하고 있다"며 "한인회와 함께 한국에서 산소발생기 8대를 추가로 구매했으며 외교 행낭 편으로 급히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산소발생기는 중환자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발표하자 교민 사이에서는 한국행 하늘길이 완전히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고 덧붙였지만, 교민들은 비행기 운영 허가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내국인용은 운항될 수 있다는 언급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운항된 한-인도 간 부정기편은 사실상 '내국인용'이었기 때문이다.
탑승자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고 부정기편만 운행된다.
신 대사는 "어제 인도 7개 지역 한인회장과 가진 긴급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교민의 우려가 나왔고 이를 본부(외교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이처럼 악화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정부는 작년 1차 유행 때 전국 봉쇄 등을 통해 방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후 "그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경제살리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그런 가운데 힌두교 축제인 쿰브 멜라, 지역 선거 등에 수많은 이들이 몰렸다"며 "1년 이상 갇혀 지냈던 상황에서 1월부터 백신 접종까지 시작되자 마치 코로나19가 끝난 듯 사람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최근 미국, 영국 등 각국이 의료용품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신 대사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산소 부족 등 의료 관련 문제는 조금씩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진자 폭증 상황이 언제쯤 수그러들지에 대해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 피크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고 5월 중순까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말도 있다"며 "여하튼 지금 가장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계심 흐트러지면서 이번 사태 발생…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교민에게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빈 병실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병실 확보 자체가 전쟁인 상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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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지옥 같은 상황에 처한 인도에서 교민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신봉길(66) 주인도대사의 말이다.
신 대사는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인도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데 이번 2차 유행의 감염 속도가 워낙 빨라 병원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연일 30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이 수치는 1만명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병실, 의료용 산소 등이 크게 모자라는 상황이다. 신 대사는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감염된 교민의 수는 100여명"이라며 "대부분 자택에서 격리 중이지만 위급할 경우 병실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인도 교민 A씨가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뒤늦게 병상을 확보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기도 했다.
신 대사는 "교민 환자에 대한 특별 배려를 해달라고 대사관 차원에서 이곳 병원에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대사관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사관은 병실 확보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네트워크를 총동원, 여러 정보를 교민에게 제공하는 중이다.
홈페이지와 교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원 치료 절차, 병원 담당 공무원, 산소통 구입처 등의 정보도 공유했다.
대사관에도 지금까지 확진자가 15명 이상 발생했지만, 가용 인력을 모두 투입해 교민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신 대사는 "올해 초 만일을 대비해 산소발생기 3대를 샀으며 현재 필요한 교민에게 교대로 대여하고 있다"며 "한인회와 함께 한국에서 산소발생기 8대를 추가로 구매했으며 외교 행낭 편으로 급히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산소발생기는 중환자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발표하자 교민 사이에서는 한국행 하늘길이 완전히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고 덧붙였지만, 교민들은 비행기 운영 허가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내국인용은 운항될 수 있다는 언급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운항된 한-인도 간 부정기편은 사실상 '내국인용'이었기 때문이다.
탑승자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고 부정기편만 운행된다.
신 대사는 "어제 인도 7개 지역 한인회장과 가진 긴급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교민의 우려가 나왔고 이를 본부(외교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이처럼 악화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정부는 작년 1차 유행 때 전국 봉쇄 등을 통해 방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후 "그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경제살리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그런 가운데 힌두교 축제인 쿰브 멜라, 지역 선거 등에 수많은 이들이 몰렸다"며 "1년 이상 갇혀 지냈던 상황에서 1월부터 백신 접종까지 시작되자 마치 코로나19가 끝난 듯 사람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최근 미국, 영국 등 각국이 의료용품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신 대사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산소 부족 등 의료 관련 문제는 조금씩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진자 폭증 상황이 언제쯤 수그러들지에 대해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 피크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고 5월 중순까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말도 있다"며 "여하튼 지금 가장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