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12년 박근혜' 될 수 있을까…文과 거리두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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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차별화 전략'으로 대권 잡았던 박근혜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대선 지지율 1위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길을 걸으며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코로나 백신으로 현 정부에 반기 들어
"'친문'은 아니지만 '친노'라는 점 전면 내세울 것"
이재명, 코로나 백신으로 현 정부에 반기 들어
이 지사는 지난 20일 이른바 '페이스북 정치'를 재개하며 대선 신호탄을 쐈다. 같은 날 여의도를 찾아 토론회에 나섰으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보궐선거 패배 이후 자신과 민주당이 나아갈 길은 '실용적 민생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눈길을 끄는 것은 야당에 향한 비판은 이어가면서도 여당에 각을 세우는 발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이 지사는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가 끝나자 수구로 복귀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당내 경선을 뚫어야 하는 만큼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더욱 각을 세울지는 미지수다. 다만 그가 애초에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포지션인 만큼 현 정부를 때리는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명박과 '차별화 전략'으로 대권 잡았던 박근혜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대선을 거머쥐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같은 당 소속인 이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2012년 대선은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미래 권력이 주도적으로 현 정부를 비판, 이러한 과정이 효과를 본 대표적 사례로도 꼽힌다.이 지사는 자신이 '민주당원'임을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친노' 세력에 대한 애정을 표하면서도 '친문' 세력과는 거리를 두는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이제 와서 '친문' 지지층을 끌어안기도 애매한 포지션"이라며 "민주당에 뿌리가 있다는 점은 강조하면서도 현 정부와는 차별화를 두는 것이 본인이 살길 아니겠는가"라고 바라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