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ODA 확대·협력사 지원 강화…ESG 경영 '가속페달'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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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가 코로나19 시대였다면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이 가시화하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시대와 산업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기업의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공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환경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경영 실적과 서비스 질이 좌우될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준비 나선 공기업

한국농어촌공사 등 여러 공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경영 전략과 핵심 가치를 재구축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관련 경영 선포식을 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 실행에 나섰다. 녹색사회와 포용사회, 투명사회를 핵심 가치로 농어촌을 위한 ESG 경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농어촌 분야의 탄소 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264만t을 줄인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511개 농업용수 공급 지역을 대상으로는 기후변화 취약성도 평가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코로나19로 이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글로벌 인력개발(HRD) 사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개도국 기능경기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해외 교류가 확대될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 기능경기 사업 역량을 육성하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5개국에 필리핀, 라오스, 아제르바이잔 등 3개국을 대상에 추가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코로나19 이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제 식량 가격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식량 공공비축역량을 강화해 전염병 및 자연재해에 따른 곡물 수입 위기 상황에서 국민 생활을 보호한다는 목표다. 새만금에 ‘식량안보 콤비나트’를 건설해 식량안보와 관련 있는 각종 기업과 생산·유통단지를 집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가공은 물론 수입 식량도 비축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코로나19 이후에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 감축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하는 한편 녹색제품을 소비자가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녹색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 등 저탄소 생활을 하면 포인트가 쌓이는 그린카드도 발급했다.

기존 핵심 역량 강화에도 주력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해 코로나19 이후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공기업도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안심경영’이라는 새 경영 이념을 통해 전기 사고 방지에 한층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시행을 시작한 ‘전기안전관리법’ 관련 후속 조치에 매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안전관리와 검사기준 정립을 위한 ‘신재생안전처’, 전기안전 정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법령정책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통해 환경 변화에 따른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역시 부설 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자동차 완성도 향상에 나서고 있다. 판매된 자동차가 안전 기준에 맞게 만들어졌는지 검증하기 위한 조사를 시행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조기에 리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근거 자료를 마련한다. 특히 관련 법 개정으로 올 2월부터 제작 결함을 은폐·축소한 제작사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관련 기준을 정비했다. 중대 교통 사고 및 차량 화재에 대한 사고조사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한국광물자원공사는 매년 공시하는 유연탄과 동, 니켈, 아연, 철광석 등 5대 전략 광종에 대한 높은 가격 예측 정확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예측 가격의 실제 적중률은 87.5%로 블룸버그(86.2%), 씨티그룹(82.5%) 등 글로벌 시장 예측 기관보다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이 같은 예측 능력은 코로나19 이후 광물 가격 예측의 어려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